이날 지수 상승 덕분에 유가증권시장 전체 시가총액(주식을 시가로 표시한 금액)도 눈에 띄게 불어났다. 1227조 원을 웃돌아 하루 새 23조 원 가량 늘어났다.
지수는 지난해 12월 이후 7개월 만에 2020선 고지를 밟았다. 올해 코스피 종가 최고치는 2017.17이었다. 지난 5월22일 기록한 장중 고점(2022.59) 역시 2025.41로 다시 쓰였다.

외국인이 지수 상승에 선봉장 역할을 해냈다.
외국인은 사흘 연속 유가증권시장에서 보유주식 비중을 늘렸고, 이날도 2260억 원 이상 순매수했다. 이 기간 동안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6600억 원에 육박한다.
프로그램 매매를 통해서도 약 1078억 원이 매수 유입됐다. 비차익거래가 1098억 원 순매수, 차익거래는 20억 원 매도 우위였다.
반면 개인과 기관이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지수의 추가 상승을 막아섰다. 개인과 기관은 이날 1112억 원과 1168억 원 가량 보유주식을 팔아치웠다.
업종별로는 은행업이 2.21%로 가장 많이 상승했고 증권도 1.78% 뛰었다. 의료정밀(0.68%), 운수창고(0.64%), 종이목재(0.38%) 등은 하락했다.
다만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은 등락이 엇갈렸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POSCO는 올랐고 현대차, NAVER, 한국전력은 내렸다. 이날 양호한 실적을 발표한 KT&G는 1.41% 오르며 장을 마쳤다.
◆ "글로벌 경기 살아난다"…썸머랠리 가능성 '솔솔'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감이 커지면서 지수의 상승에 불을 지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경제동향보고서 베이지북이 공개된 가운데 미국 경기가 전 지역에서 청신호를 띄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며 글로벌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중국도 전날 예상치를 뛰어넘는 2분기 경제성장률(7.5%)을 발표하며 경기전망을 밝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지수가 답답한 '매물벽 2020선'을 뚫어내면서 향후 '썸머랠리(summer rally, 여름 반등장세)' 가능성을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7월 중 코스피가 장기 박스권 상단인 2060선 돌파 시도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다음주에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취임 이후 경기 관련 대책들이 나오면서 코스피지수가 추가로 상승할 것"이라며 "2050선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오는 25일까지 업종 대표주(株)의 2분기 실적 평가에 따라 추가 상승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증권 투자정보팀 배성영 수석연구원은 "오는 25일까지 기간이 국내 증시에 가장 중요한 시기"라면서 "18일 LG화학을 시작으로 업종 대표주의 '실적 쇼크'만 등장하지 않는다면 2060선 돌파 시도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무엇보다 수급 상황이 긍정적이란 평가다. 그는 "글로벌 유동성도 나쁘지 않고, 정부 정책 기대감도 살아나고 있다"면서 "가장 중요한 기업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유지된다면 하반기 실적 모멘텀(동력)이 회복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