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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전세과세 방침 오락가락하다 끝내 '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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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17일 전세 과세를 전격 철회하기로 여당과 합의한 이면에는 시장의 압박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주택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을 두 번째 수정한 이후에도 시장 반응이 좋지 않고 2주택 전세 소득에 과세해도 조세수입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확산하자 빠른 법 통과를 위해 여당 요구에 백기를 든 것으로 보인다.

    여당에서 의원 입법으로 제출할 예정인 소득세법 개정안은 지난 2월 발표한 주택 임대차 시장 선진화 방안을 3차례 고친 것이다.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 안전행정부, 금융위원회 등 정부 부처가 마련한 임대차선진화 방안은 2주택 이하로 연간 임대소득이 2천만원 이하인 소규모 임대사업자에 대한 과세방식을 소득세와 분리해 단일세율(14%)로 부과하는 등 내용을 담고 있다.

    고소득이거나 임대용 주택을 여러채 보유한 부유층에게는 적용되지 않지만 달랑 집 한두 채를 월세로 놓아 생활하는 은퇴자 등 생계형 임대사업자로서는 소득내역이 드러나고 세율이 종전 6%에서 14%로 높아져 시장반응이 급랭했다.

    과거에 낸 월세를 소급해서 신청할 수 있도록 한 것도 그간 제대로 신고하지 않은 사업자에게는 '날벼락같은 뉴스'였다.

    정부는 이런 시장 반응을 감안해 3월 5일 보완 대책을 냈다.

    2주택 보유자로 주택임대소득이 연 2000만원 이하인 집주인에게는 과세 시점을 2016년부터로 2년 유예하고 영세 임대자의 과거분 소득과 앞으로 2년 분에 대해서는 납세 여부를 따지지 않기로 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2주택자의 전세 임대도 과세하겠다는 입장을 새로 제시했지만 다시 한번 시장의 강한 반발에 직면했다.

    새누리당과 정부는 6월 13일 당정협의를 열고 2차 보완대책을 냈음에도, 전세 과세에 대해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당시 여당 일부 의원들이 전세 과세 방침 철회를 요구한 가운데 정부는 과세 원칙을 존중하면서 세 부담을 경감하는 방안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결국 6월 임시국회의 회기가 이날로 종료되면서 입법 지연에 부담을 느낀 정부가 전세 소득에 대한 과세를 포기하면서 상반기 중 이어진 전세 과세안은 결국 없던 일이 됐다.

    정부는 지난 달 당정 협의에서 전세 소득에 대한 과세 원칙을 포기할 수 없고 대신 세 부담을 줄이는 방법을 찾아보자는 선에서 여당과 합의했다.

    시장은 전세 과세 원칙을 유지한다는 정부의 태도에 일찌감치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전세가 임대인의 수입이라기보다는 무이자 차입금, 즉 부채라는 성격이 있기 때문에 과세 대상으로 삼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논리였다.

    또 정부가 이미 발표한 2주택자 전세소득 과세 방안이 세 부담을 최소화한 수준이어서 부담을 더 줄이면 조세 수입이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왔다.

    대신 다주택자의 80% 이상이 2주택자여서 2주택자가 비과세 혜택을 받으면 부동산 심리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이었다.

    시장에서 부정적인 의견이 계속 나오자 여당은 7·30 재보선을 앞두고 2주택 전세 소득에 대한 과세방침 철회하자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으며 정부는 여당의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여당이 전세 과세 방침을 철회하면서 주택 임대 소득과 관련해 수차례 변경된 정책에 대한 비난은 물론 월세 소득 과세와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2주택 전세과세를 철회한 것에 대해 부동산 시장에서는 '악재가 하나 걷혔다'며 반기는 분위기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2주택 보유자의 절반이 전세를 놓는데 정부가 2주택자의 전세보증금에도 과세 방침을 밝히면서 시장에서 느끼는 거부감이 컸다"며 "임대소득 과세를 아예 철회한 것은 아니지만 1주택자 가운데 집을 추가로 구입할 수 있도록 여지는 생겼다"고 평가했다.

    함 센터장은 "연초 반짝 회복세를 보였던 주택시장이 2·26대책과 그 뒤에 나온 2주택 전세과세 방침으로 침체로 돌아섰다"며 "최근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 방침과 맞물려 이번 2주택 전세과세 철회가 시장에 안도감은 줄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 이남수 부동산팀장도 "정부의 임대소득 과세 방침으로 다주택 보유자들이 주택을 팔아야 하나 고민하고, 추가 구입을 망설였던 게 사실"이라며 "2주택 전세과세를 철회함에 따라 일부는 주택 구입에 나서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팀장은 그러나 "임대소득에 대한 정부의 과세 방침은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에 다주택자들이 집을 구매해 임대사업을 하려는 수요는 과거에 비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업계는 2주택 전세과세가 철회되면서 월세 수입이 있는 2주택자 가운데 일부는 임대소득 과세를 피하기 위해 월세를 전세로 돌리는 경우도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주택협회 김동수 실장은 "정부가 시장 분위기를 무시한 대책을 내놨다가 결국 철회하면서 시장 회복 시기만 늦춰진 꼴이 됐다"며 "충분한 검토없이 나온 설익은 대책은 시장에 득보다 실이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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