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17일 프리미엄 청소기 ‘모션싱크’가 월 5000대 넘게 판매되며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전국 41개 디지털프라자에서 숍인숍 형태의 모션싱크 전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17일 프리미엄 청소기 ‘모션싱크’가 월 5000대 넘게 판매되며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전국 41개 디지털프라자에서 숍인숍 형태의 모션싱크 전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2년 전만 해도 50만원이 넘는 국내 프리미엄 청소기 시장은 밀레 다이슨 일렉트로룩스 등 외국 업체가 휩쓸었다. 서울 강남에선 100만원 넘는 수입 고가 청소기가 불티나게 팔렸다.

2011년 말 삼성 가전사업을 맡은 윤부근 사장은 소비자 취향이 바뀌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보다 쉽게 작동할 수 있는, 혁신적인 신제품 개발을 지시했다. 윤 사장은 개발팀에 “경쟁사를 벤치마킹하지 말고 소비자를 벤치마킹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단순히 청소를 도와주는 도구가 아닌, 소비자가 즐겁게 청소할 수 있게 하라는 것이었다.

개발팀은 본체와 바퀴가 따로 움직이게 만들었다. 소비자가 끄는 대로 청소기가 부드럽게 따라오도록 했다. 또 청소기 본체가 뒤집어지는 걸 막기 위해 큰 바퀴를 채용하고 바퀴가 안쪽으로 기울어지게 했다. 미세먼지 배출을 99.999% 차단하는 여과 성능은 기본이었다.

그렇게 탄생한 게 모션싱크다. ‘나와 청소기의 움직임(motion)이 하나로 싱크로나이즈(synchronize)된다’는 뜻이다. 모션싱크는 지난해 6월 출시 후 영국 다이슨의 특허소송 제기 등 견제를 받기도 했으나 매달 5000대 넘게 판매되며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그해 11월 다이슨이 소송을 철회하면서 입소문 효과도 봤다. 50만원 이상 국내 프리미엄 청소기 시장에서 모션싱크 점유율은 70%에 달한다.

모션싱크는 청소기 시장 판도를 바꿨다. 지난해 5월 기준 국내 프리미엄 청소기 시장은 전체 시장의 2%에 불과했지만 올 5월엔 18%로 껑충 뛰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