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호칭 '교종'…'교황' 대체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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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프란치스코의 8월 한국 방문을 앞두고 천주교 안에서 교황의 호칭을 두고 작은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천주교에 따르면 교계 일부에서는 '교황'(敎皇)이 권위주의적이고 세속 권력의 인상을 짙게 풍기기 때문에 종교적 의미를 갖는 '교종'(敎宗)으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교황 대신 교종이란 표현을 즐겨 쓰는 대표적 인사는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다.
교황이 황제, 임금을 연상시킨다는 이유에서다.
강 주교는 지난해 3월 프란치스코 교황이 즉위한 직후 경축미사 강론에서도 줄곧 교종이란 말을 썼다.
그는 당시 "프란치스코란 이름을 택하신 분의 복음적 영혼과 삶을 드러내는 데 교황이란 단어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느꼈기 때문에 한국 교회에서 한때 사용하던 교종이란 칭호를 다시 사용한 것뿐이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프란치스코 교황도 스스로를 '로마의 주교'이자 '베드로의 후임'이라고 부른다.
교황(pope)은 아버지란 뜻의 라틴어 '파파스'(paps), '파파'(papa)에서 유래했다.
지역교회의 최고 장상(지도자)을 부르던 말이 8세기를 거치면서 로마 주교에게 주로 쓰이기 시작했고, 그레고리오 7세(재위 1073∼1085) 때부터는 로마 주교에게만 사용됐다.
한자 문화권 가운데 중국은 교종으로, 일본 교회는 교황으로 부른다.
한국에서는 교화황(敎化皇), 교종, 교황을 두루 써 왔다.
교종이라는 용어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1962∼1965) 직후까지 많이 쓰였고 1970∼80년대까지도 사용됐다.
1984년 요한 바오로 2세가 방한했을 때는 교황이란 용어가 널리 쓰이고 있었으며, 1992년 주교회의 춘계총회에서 용어위원회 논의를 거쳐 교황이 공식용어로 확정됐다.
주교회의는 2000년 펴낸 '천주교 용어집'에서 "교황이 봉건군주의 이미지를 지닌 데다 일제 식민지배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교종으로 바꿔야 한다는 견해가 있으나 설득력이 약하다고 판단해 교황을 그대로 사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종(宗) 또한 황제들의 이름에 붙이는 군주의 이미지를 지녔고 고대 어원을 보면 중국 삼황오제 시대의 황인(皇人)은 전제군주가 아니라 사람들이 선출한 지도자였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천주교 관계자는 "용어는 시대와 환경에 따라 자연스럽게 바뀌는 것 아니겠냐"면서 "논란이 계속 되면 다시 논의할 수 있겠지만 당분간은 교황이란 표현이 바뀔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프란치스코에게는 교종이 더 어울리지만 교회 개혁이 안 된 상태에서 호칭만 바꾸는 게 큰 의미는 없는 것 같다.
교황이란 표현이 교회 현실을 더 정확히 보여주는 면도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교황과 교종 말고도 '그리스도의 대리자', '사도들의 으뜸 후계자', '전체 교회의 최고 주교', '보편 교회의 최고 사제장', '이탈리아 교회의 수석주교', '로마 관구의 관구장 대주교', '바티칸 시국의 국가원수', '하느님의 종들의 종'도 모두 교황을 가리키는 말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17일 천주교에 따르면 교계 일부에서는 '교황'(敎皇)이 권위주의적이고 세속 권력의 인상을 짙게 풍기기 때문에 종교적 의미를 갖는 '교종'(敎宗)으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교황 대신 교종이란 표현을 즐겨 쓰는 대표적 인사는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다.
교황이 황제, 임금을 연상시킨다는 이유에서다.
강 주교는 지난해 3월 프란치스코 교황이 즉위한 직후 경축미사 강론에서도 줄곧 교종이란 말을 썼다.
그는 당시 "프란치스코란 이름을 택하신 분의 복음적 영혼과 삶을 드러내는 데 교황이란 단어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느꼈기 때문에 한국 교회에서 한때 사용하던 교종이란 칭호를 다시 사용한 것뿐이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프란치스코 교황도 스스로를 '로마의 주교'이자 '베드로의 후임'이라고 부른다.
교황(pope)은 아버지란 뜻의 라틴어 '파파스'(paps), '파파'(papa)에서 유래했다.
지역교회의 최고 장상(지도자)을 부르던 말이 8세기를 거치면서 로마 주교에게 주로 쓰이기 시작했고, 그레고리오 7세(재위 1073∼1085) 때부터는 로마 주교에게만 사용됐다.
한자 문화권 가운데 중국은 교종으로, 일본 교회는 교황으로 부른다.
한국에서는 교화황(敎化皇), 교종, 교황을 두루 써 왔다.
교종이라는 용어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1962∼1965) 직후까지 많이 쓰였고 1970∼80년대까지도 사용됐다.
1984년 요한 바오로 2세가 방한했을 때는 교황이란 용어가 널리 쓰이고 있었으며, 1992년 주교회의 춘계총회에서 용어위원회 논의를 거쳐 교황이 공식용어로 확정됐다.
주교회의는 2000년 펴낸 '천주교 용어집'에서 "교황이 봉건군주의 이미지를 지닌 데다 일제 식민지배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교종으로 바꿔야 한다는 견해가 있으나 설득력이 약하다고 판단해 교황을 그대로 사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종(宗) 또한 황제들의 이름에 붙이는 군주의 이미지를 지녔고 고대 어원을 보면 중국 삼황오제 시대의 황인(皇人)은 전제군주가 아니라 사람들이 선출한 지도자였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천주교 관계자는 "용어는 시대와 환경에 따라 자연스럽게 바뀌는 것 아니겠냐"면서 "논란이 계속 되면 다시 논의할 수 있겠지만 당분간은 교황이란 표현이 바뀔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프란치스코에게는 교종이 더 어울리지만 교회 개혁이 안 된 상태에서 호칭만 바꾸는 게 큰 의미는 없는 것 같다.
교황이란 표현이 교회 현실을 더 정확히 보여주는 면도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교황과 교종 말고도 '그리스도의 대리자', '사도들의 으뜸 후계자', '전체 교회의 최고 주교', '보편 교회의 최고 사제장', '이탈리아 교회의 수석주교', '로마 관구의 관구장 대주교', '바티칸 시국의 국가원수', '하느님의 종들의 종'도 모두 교황을 가리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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