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가 17일(현지시간)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며 월가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 행진의 대미를 장식했다. 이번주 잇따라 실적을 발표한 JP모간체이스,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BoA),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5개 주요 은행이 모두 기대 이상의 실적을 냈다.

월가 '웃음꽃'…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모건스탠리는 이날 2분기 순이익이 19억4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의 9억8000만달러보다 97%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60센트로 시장 예상치인 55센트를 넘어섰다.

모건스탠리뿐 아니다. 자산 기준 미국 1위 은행인 JP모간체이스는 1.46달러의 EPS로 전문가 예상치인 1.29달러를 웃돌았다. 미국 1위 IB인 골드만삭스도 시장예상치(3.05달러)를 웃도는 4.10달러의 EPS를 올렸다. 씨티그룹과 BoA는 금융위기에 모기지담보부채권(MBS)을 불완전 판매한 문제로 각각 38억달러와 40억달러에 달하는 법률 비용을 충당금으로 처리했음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높은 조정 순이익과 매출을 기록했다.

당초 전문가들은 은행의 트레이딩 매출 하락이 실적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6월부터 투자심리가 살아나면서 트레이딩 매출이 우려했던 것보다 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가의 은행 실적을 지탱해준 것은 기업 고객이었다. 증시 랠리와 초저금리로 주식이나 채권을 발행, 자금을 조달하려는 기업이 늘면서 IB부문 매출이 증가했다. M&A가 늘어난 것도 IB 매출 증가에 큰 도움이 됐다. 모건스탠리의 M&A 자문 매출은 4억18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 3억3300만달러보다 크게 늘었다. 채권과 주식 인수주선 매출은 각각 26%, 50% 증가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