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창설된 KLPGA ‘제주삼다수마스터스’ 1라운드에 나선 박인비가 2번 홀에서 버디를 잡고 갤러리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창설된 KLPGA ‘제주삼다수마스터스’ 1라운드에 나선 박인비가 2번 홀에서 버디를 잡고 갤러리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주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아깝게 ‘커리어 그랜드슬램’(생애 통산 4대 메이저 우승)을 놓친 박인비(26·KB금융그룹)가 올 시즌 첫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 출전해 ‘관록의 샷과 퍼팅’을 선보였다.

자신의 후원사인 삼다수가 올해 창설한 ‘제주삼다수마스터스’(총상금 5억원)에 나선 박인비는 18일 제주 오라CC에서 열린 대회 첫날 보기 없이 버디 3개를 솎아내며 3언더파 69타(공동 14위)를 쳐 세계 최정상급 선수다운 기량을 팬들에게 보여줬다.

○박인비, 시차 딛고 3언더파 선전

박인비는 올 시즌 가장 강력한 대상, 상금왕 후보인 김효주(19·롯데)와 지난해 대상, 상금왕, 다승왕 등 3관왕을 차지한 장하나(22·비씨카드) 등 후배들과 시종 여유있는 모습으로 동반 라운드를 즐겼다. 박인비는 2번홀(파4)에서 7m가 넘는 버디 퍼트를 홀에 떨구며 자신의 장기인 ‘중장거리 퍼팅’으로 첫 버디를 잡았다. 6번홀(파5)에서 2m 버디를 추가한 박인비는 전반을 2언더파로 마쳤다. 박인비는 ‘핸디캡 1번홀’인 후반 14번홀(파4)에서 8m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출중한 퍼팅 감각을 자랑했다. 이어 15번홀(파5)에서 세 번째 웨지샷을 홀 1.5m 옆에 붙여 버디 찬스를 맞았으나 버디 퍼트가 홀벽을 맞고 돌아나오며 아쉽게 파에 그쳤다.

박인비는 미국에서 영국을 거쳐 귀국하면서 시차로 인해 피곤한 기색이 역력함에도 불구하고 후배들이 샷을 할 때마다 ‘굿샷, 나이스 퍼트’라고 격려하며 대선배다운 모습을 보였다. 선배의 배려 덕인지 김효주와 장하나는 나란히 4언더파 68타(공동 8위)를 기록해 박인비보다 더 잘 쳤다.

김효주는 1라운드 직전 “언니에게 보여주고 싶은 게 많다”고 의욕적으로 임했으나 초반 짧은 버디 퍼트가 홀을 외면하며 주춤했다. 7번홀(파4) 6m 거리에서 첫 버디를 낚은 뒤 9번홀(파4), 13번홀(파4), 17번홀(파3)에서 버디를 추가했다.

장하나는 1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했으나 2번홀에서 두 번째 샷을 홀 바로 옆에 붙이는 ‘이글성 버디’를 낚은 데 이어 4번홀까지 3연속 버디의 기세를 올렸다. 8번홀(파3)에서 버디를 더한 장하나는 15번홀(파5)에서도 세 번째 웨지샷을 그린에서 백스핀을 먹여 홀을 스치는 ‘이글성 버디’를 수확했다.

○백규정, 선두와 1타 차 시즌 3승 도전

올 시즌 2승을 거두며 강력한 신인상 후보로 부상한 백규정(19·CJ홈쇼핑)은 이날 6언더파 66타를 쳐 공동 선두인 김해림(25·하이마트), 서연정(19)에 1타 뒤진 공동 3위에 오르며 시즌 3승에 도전할 발판을 마련했다. 10번홀에서 출발한 백규정은 11번홀부터 15번홀까지 5연속 버디를 낚으며 무서운 상승세를 탔다. 18번홀(파4)에서 보기를 했으나 1, 2번홀에서 연속 버디로 이를 만회했다.

백규정은 “잔디 상태가 젖어 있어 찍어치는 내 스타일과 코스 상태가 잘 맞은 것 같다”며 “내일도 잘 쳐서 마지막날 인비언니와 챔피언조에서 치고 싶다”고 말했다. 백규정은 “언니는 세계 톱 선수니까 배울 점이 많을 것 같다”며 “같이 라운드하면서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치는지 보고 배우고 싶다”고 언급했다.

김해림과 서연정은 7언더파 65타를 쳐 2011년 러시앤캐시채리티클래식 1라운드에서 홍진주가 세운 코스레코드와 타이 기록을 작성했다. 전반에 버디 5개를 잡은 김해림은 10번홀에서 보기를 범했으나 11, 16, 18번홀에서 버디를 잡아냈다. 서연정은 보기 없이 버디 7개만 기록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