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루카511', '도심 속 유럽'에서 즐기는 가든 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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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xury & Taste
그리스 신전 옮겨온 듯한 외관
드라마 촬영 후 유커 관광코스로
'애프터눈티 세트'로 茶 한잔의 여유
그리스 신전 옮겨온 듯한 외관
드라마 촬영 후 유커 관광코스로
'애프터눈티 세트'로 茶 한잔의 여유
서울 청담동 명품 거리에 있는 루카511은 ‘도심 속 작은 유럽’을 지향하는 유러피언 레스토랑이다. 1983㎡(약 600평) 대지에 펼쳐진 야외 정원, 궁전을 모티브로 만든 5층짜리 본관, 2층짜리 양옥집을 개조한 별관은 서로 조화를 이루며 외국에 온 듯한 색다른 느낌을 준다.
2008년 문을 열었을 때부터 드라마와 화보 촬영, 하우스웨딩 장소로 유명세를 이어오고 있다. 최근에는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촬영지로 알려지며 중국인의 필수 관광 코스가 됐다. 루카511은 ‘사람 낚는 어부’가 된 베드로의 이야기를 다룬 신약성경 누가복음 5장 1~11절을 뜻한다.
고대 그리스 신전을 본떠 만들었다는 정문으로 들어서자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정원이 펼쳐진다. 정원 곳곳을 채우고 있는 조각과 동상은 모두 유럽 각지와 중동 지역에서 직접 들여왔을 정도로 ‘디테일’에 신경을 썼다. 정원을 가로질러 한쪽 끝에 있는 야외 테이블석에 앉았다. 석양이 깔리고 은은한 조명이 하나둘 들어오기 시작하면 ‘로맨틱’한 분위기 속에서 식사를 할 수 있다. 이쯤 되면 식당 분위기에는 충분히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음식 맛은 어떨까. 최고 인기 메뉴인 ‘디너 유니크 코스(dinner unique course)’를 주문했다.
먼저 참나물과 관자살, 망고, 새우로 만든 세비체(해산물, 과일 등을 소스에 버무려 먹는 페루의 전통요리)가 나왔다. 신선한 해산물에 망고의 달콤한 맛이 어우러지며 깔끔한 뒷맛을 남긴다. 입맛을 돋우는 식전 요리로 제격이다. 이어 나온 흑임자 농어구이는 루카511이 내세우는 ‘비장의 무기’다. 농어에 흑임자를 잘게 갈아 만든 튀김옷을 입혀 프라이팬에 구워낸 뒤 유자 소스를 살짝 뿌렸다. 이태호 총괄 셰프는 요리를 내오며 “‘7월 농어는 바라만 봐도 약이 된다’는 옛말이 있듯 여름철 농어는 단백질 함량이 높은 최고 보양식”이라고 소개했다. 한 입 베어 물자 흑임자의 고소한 맛과 유자 소스의 상큼함이 곁들여져 생선구이 특유의 느끼함을 잡아준다. 바삭한 식감으로 씹는 재미도 있다. 메인 요리는 자연산 송이버섯을 곁들인 한우 안심 스테이크였다. 참숯에 구워내 은은한 향이 후각을 자극했다. 입안에 감도는 육즙과 고소한 풍미도 인상적이다. 진공 상태에서 저온 숙성하는 수비드 방식으로 조리해 과하지 않은 쫄깃함을 느낄 수 있었다. 와인을 곁들이는 것도 추천한다. 국내에 몇 명 없다는 ‘코트오브소믈리에’ 자격증을 가진 조내진 소믈리에가 주문한 요리, 선호하는 맛, 가격대를 감안해 와인을 추천해준다. 100종 이상의 와인을 보유하고 있어 선택의 폭도 넓다.
이국적인 공간에서 영국 귀족문화를 느껴보고 싶다면 애프터눈티 세트를 즐겨보자. 오전 11시~오후 5시에 주문 가능하며 최소 하루 전에는 예약해야 한다. 홍차와 레몬글라스, 캐머마일 등 각종 허브차를 블렌딩한 차를 맛볼 수 있다. 샌드위치, 케이크, 마카롱 등 함께 곁들일 수 있는 디저트는 무한 제공이다. 차를 마시는 동안 이어지는 피아노 연주를 듣고 있으면 마치 중세 유럽의 귀족이 된 듯한 기분이다. 1인당 5만5000원인 가격이 부담스럽긴 하지만, 한 번쯤은 나를 위한 ‘작은 사치’를 부려보는 것은 어떨까.
이태호 총괄셰프 “느끼함 빼고 구수함 더하고…우리 입맛에 맞추는게 중요하죠”
“프랑스 음식이든 이탈리아 음식이든 ‘한식’을 접목하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요? 무슨 요리가 됐든 결국은 한국 사람이 먹는 것인데요.”
이태호 루카511 총괄셰프(49·사진)는 요리 철학을 묻자 ‘양식과 한식의 퓨전’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셰프는 루카 511에서 한식을 접목한 독특한 양식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밀가루를 버터에 볶아 만드는 것이 일반적인 수프도 국내산 쌀을 잘게 갈아 만들고 있다. 한국 사람 입맛에 맞춰 느끼함은 줄이고 깊고 구수한 맛을 내기 위해서다.
‘유자소스를 곁들인 흑임자 농어요리’ ‘전복 내장을 활용한 전복리조또’ 등도 이 셰프가 내놓고 있는 대표적인 퓨전 메뉴다.
그는 1989년 롯데호텔에 입사하면서 요리사의 길에 들어섰다. 이후 라쿠치나, 올라, 라붐 등 고급 유러피언 레스토랑을 거쳤다. 다양한 양식을 조리하며 경험을 쌓아갔지만 ‘정통 메뉴’를 고집하는 현실에 한계를 느꼈다.
이 셰프는 청담동에 퓨전 레스토랑 ‘루벨뀌진 궁’을 차려 ‘숙주 데리야끼 스테이크’ ‘상하이 파스타’ 등 이탈리아 요리를 한국인 입맛에 맞게 바꾼 메뉴를 새롭게 선보이기도 했다. 그는 “이때 했던 다양한 시도들이 루카511의 메뉴 구성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루카 511에는 대기업 임원의 조찬 모임이 많다. 이미 몇 달치 화~금요일 조찬 모임 예약이 마감된 상태다. 이 셰프는 “VVIP들의 경우 입맛이 까다로운 데다 호텔 레스토랑의 획일화된 메뉴에 질린 분들이 대부분”이라며 “이들을 위해 조리부터 음식 플레이팅까지 꼼꼼하게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고위 인사들의 까다로운 입맛에 맞춰야 하니 스트레스도 적지 않을 것 같았다. 그는 “손님이 아닌 내 가족이 먹는 음식이라고 생각하고 요리한다”며 “매일 아침 6시면 출근해야 하지만 손님들의 만족스러운 표정을 보면 피로가 풀린다”고 말했다.
이 셰프는 신선한 보양식 재료로 만든 계절메뉴 개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요즘은 제철을 맞은 싱싱한 전복을 활용하고 있다. ‘전복 초절임’ 등 재료의 신선함을 최대한 느낄 수 있게 요리한다. 여름이 지나면 국내 자연산 송이를 활용한 다양한 메뉴를 선보일 예정이다.
○위치
서울특별시 강남구 청담동 115의 16 (02)540-6640
○메뉴
-런치 코스 5만9000~7만5000원
-디너 코스 12만~25만원
○영업시간
오전 9시~오후 11시
이현동 기자 gray@hankyung.com
사진=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2008년 문을 열었을 때부터 드라마와 화보 촬영, 하우스웨딩 장소로 유명세를 이어오고 있다. 최근에는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촬영지로 알려지며 중국인의 필수 관광 코스가 됐다. 루카511은 ‘사람 낚는 어부’가 된 베드로의 이야기를 다룬 신약성경 누가복음 5장 1~11절을 뜻한다.
고대 그리스 신전을 본떠 만들었다는 정문으로 들어서자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정원이 펼쳐진다. 정원 곳곳을 채우고 있는 조각과 동상은 모두 유럽 각지와 중동 지역에서 직접 들여왔을 정도로 ‘디테일’에 신경을 썼다. 정원을 가로질러 한쪽 끝에 있는 야외 테이블석에 앉았다. 석양이 깔리고 은은한 조명이 하나둘 들어오기 시작하면 ‘로맨틱’한 분위기 속에서 식사를 할 수 있다. 이쯤 되면 식당 분위기에는 충분히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음식 맛은 어떨까. 최고 인기 메뉴인 ‘디너 유니크 코스(dinner unique course)’를 주문했다.
먼저 참나물과 관자살, 망고, 새우로 만든 세비체(해산물, 과일 등을 소스에 버무려 먹는 페루의 전통요리)가 나왔다. 신선한 해산물에 망고의 달콤한 맛이 어우러지며 깔끔한 뒷맛을 남긴다. 입맛을 돋우는 식전 요리로 제격이다. 이어 나온 흑임자 농어구이는 루카511이 내세우는 ‘비장의 무기’다. 농어에 흑임자를 잘게 갈아 만든 튀김옷을 입혀 프라이팬에 구워낸 뒤 유자 소스를 살짝 뿌렸다. 이태호 총괄 셰프는 요리를 내오며 “‘7월 농어는 바라만 봐도 약이 된다’는 옛말이 있듯 여름철 농어는 단백질 함량이 높은 최고 보양식”이라고 소개했다. 한 입 베어 물자 흑임자의 고소한 맛과 유자 소스의 상큼함이 곁들여져 생선구이 특유의 느끼함을 잡아준다. 바삭한 식감으로 씹는 재미도 있다. 메인 요리는 자연산 송이버섯을 곁들인 한우 안심 스테이크였다. 참숯에 구워내 은은한 향이 후각을 자극했다. 입안에 감도는 육즙과 고소한 풍미도 인상적이다. 진공 상태에서 저온 숙성하는 수비드 방식으로 조리해 과하지 않은 쫄깃함을 느낄 수 있었다. 와인을 곁들이는 것도 추천한다. 국내에 몇 명 없다는 ‘코트오브소믈리에’ 자격증을 가진 조내진 소믈리에가 주문한 요리, 선호하는 맛, 가격대를 감안해 와인을 추천해준다. 100종 이상의 와인을 보유하고 있어 선택의 폭도 넓다.
이국적인 공간에서 영국 귀족문화를 느껴보고 싶다면 애프터눈티 세트를 즐겨보자. 오전 11시~오후 5시에 주문 가능하며 최소 하루 전에는 예약해야 한다. 홍차와 레몬글라스, 캐머마일 등 각종 허브차를 블렌딩한 차를 맛볼 수 있다. 샌드위치, 케이크, 마카롱 등 함께 곁들일 수 있는 디저트는 무한 제공이다. 차를 마시는 동안 이어지는 피아노 연주를 듣고 있으면 마치 중세 유럽의 귀족이 된 듯한 기분이다. 1인당 5만5000원인 가격이 부담스럽긴 하지만, 한 번쯤은 나를 위한 ‘작은 사치’를 부려보는 것은 어떨까.
이태호 총괄셰프 “느끼함 빼고 구수함 더하고…우리 입맛에 맞추는게 중요하죠”
“프랑스 음식이든 이탈리아 음식이든 ‘한식’을 접목하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요? 무슨 요리가 됐든 결국은 한국 사람이 먹는 것인데요.”
이태호 루카511 총괄셰프(49·사진)는 요리 철학을 묻자 ‘양식과 한식의 퓨전’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셰프는 루카 511에서 한식을 접목한 독특한 양식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밀가루를 버터에 볶아 만드는 것이 일반적인 수프도 국내산 쌀을 잘게 갈아 만들고 있다. 한국 사람 입맛에 맞춰 느끼함은 줄이고 깊고 구수한 맛을 내기 위해서다.
‘유자소스를 곁들인 흑임자 농어요리’ ‘전복 내장을 활용한 전복리조또’ 등도 이 셰프가 내놓고 있는 대표적인 퓨전 메뉴다.
그는 1989년 롯데호텔에 입사하면서 요리사의 길에 들어섰다. 이후 라쿠치나, 올라, 라붐 등 고급 유러피언 레스토랑을 거쳤다. 다양한 양식을 조리하며 경험을 쌓아갔지만 ‘정통 메뉴’를 고집하는 현실에 한계를 느꼈다.
이 셰프는 청담동에 퓨전 레스토랑 ‘루벨뀌진 궁’을 차려 ‘숙주 데리야끼 스테이크’ ‘상하이 파스타’ 등 이탈리아 요리를 한국인 입맛에 맞게 바꾼 메뉴를 새롭게 선보이기도 했다. 그는 “이때 했던 다양한 시도들이 루카511의 메뉴 구성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루카 511에는 대기업 임원의 조찬 모임이 많다. 이미 몇 달치 화~금요일 조찬 모임 예약이 마감된 상태다. 이 셰프는 “VVIP들의 경우 입맛이 까다로운 데다 호텔 레스토랑의 획일화된 메뉴에 질린 분들이 대부분”이라며 “이들을 위해 조리부터 음식 플레이팅까지 꼼꼼하게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고위 인사들의 까다로운 입맛에 맞춰야 하니 스트레스도 적지 않을 것 같았다. 그는 “손님이 아닌 내 가족이 먹는 음식이라고 생각하고 요리한다”며 “매일 아침 6시면 출근해야 하지만 손님들의 만족스러운 표정을 보면 피로가 풀린다”고 말했다.
이 셰프는 신선한 보양식 재료로 만든 계절메뉴 개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요즘은 제철을 맞은 싱싱한 전복을 활용하고 있다. ‘전복 초절임’ 등 재료의 신선함을 최대한 느낄 수 있게 요리한다. 여름이 지나면 국내 자연산 송이를 활용한 다양한 메뉴를 선보일 예정이다.
○위치
서울특별시 강남구 청담동 115의 16 (02)540-6640
○메뉴
-런치 코스 5만9000~7만5000원
-디너 코스 12만~25만원
○영업시간
오전 9시~오후 11시
이현동 기자 gray@hankyung.com
사진=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