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법상 사업의 양도는 ‘재화의 공급’에 해당돼 부가가치세가 부과된다. 일반적으로 사업양수도는 거래금액이 큰 만큼 세금도 많이 붙는다. 부가가치세는 자칫 거래 활성화를 막을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세법은 ‘포괄적 사업양수도’에 해당되는 경우 재화의 공급이 이뤄진 것으로 보지 않고 부가가치세도 과세하지 않고 있다.

포괄적 사업양수도로 분류되려면 일정 요건을 갖춰야 한다. 먼저 사업장별로 사업의 승계가 이뤄져야 한다. 상법에 의해 분할하거나 분할합병하는 경우에는 사업장 내에서 사업부문별로 양도하더라도 사업 승계가 이뤄진 것으로 인정해준다.

이때 사업에 관한 모든 권리와 의무가 포괄적으로 승계돼야 한다. 단, 사업과 직접적 관련이 없거나 사업의 동일성을 상실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미수금 또는 미지급금, 토지·건물 등은 제외해도 사업의 양도로 본다.

실무적으로는 포괄적 사업양수도와 부가가치세가 과세되는 일반 사업양수도의 구별이 쉽지 않다. 그래서 세금계산서 발행 대상(일반 사업양수도)임에도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지 않거나, 발행 대상이 아님(포괄적 사업양수도)에도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가산세 납부 등의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같은 실무상의 불편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는 올해 초 부가가치세법을 개정, ‘포괄적 사업양수도 시 양수자 대리납부 제도’를 도입했다. 양수자 대리납부 제도는 사업의 양수인이 양도인에게 거래 대가를 지급할 때 양도인으로부터 부가가치세를 원천징수하는 것이 골자다. 사업 양수자가 대리납부 신고서 제출과 함께 부가가치세를 대리납부하는 경우, 비록 포괄적 사업양수도에 해당되더라도 일반적인 사업양수도로 간주한다는 의미다. 양수자는 포괄양수도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까지 부가가치세를 신고·납부해야 하고, 대리납부한 부가가치세는 부가가치세 신고 시 매입세액으로 공제 또는 환급을 받을 수 있다.

사업양수도 거래 시 포괄적 사업양수도에 해당되는지 여부가 불분명하면 부가가치세 대리납부 제도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현상기 < 이현회계법인 전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