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최저가.’ 같은 업종의 경쟁사들이 최고가를 경신하는데 유독 주가가 오르지 못하는 종목들이 있다. 실적 우려가 있거나 주주환원이 미흡하다고 ‘찍힌’ 종목들이다. 시장에선 업종 내 동조화에 대한 기대로 조만간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그러나 개별 종목별로 상승동력이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게임·화장품·제약업종 연중 최고가 경신하는데…엔씨소프트·LG생건·한미약품만 '낙오'
엔씨소프트, 이익환원 미흡

게임업종의 ‘대장주’인 엔씨소프트는 지난 18일 15만5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전날 연중 최저가인 15만5000원으로 하락했지만 반등에 실패하고 보합에 그쳤다. 올 들어서만 37.22% 떨어졌다. 반면 이날 게임빌(11만6000원)과 컴투스(9만2700원)는 연중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네오위즈게임즈도 앞서 14일 1만9350원으로 최고가를 경신하는등 강세를 보이고 있다.

홍종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엔씨소프트의 게임 ‘블레이드&소울’의 중국 로열티 수입이 기대에 못 미치고, 모바일 게임이 주도하는 환경 변화에 적응할 수 있을지 우려가 커지면서 주가가 하락했다”며 “1분기 말 기준 6000억원대 현금성 자산을 갖고 있는데도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 증가 등 주주에게 이익을 돌려주는 정책이 없는 점도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아모레 최고가, LG생건 최저가

화장품 관련주의 최고가 경신 랠리에서 LG생활건강은 소외당하는 모습이다. LG생활건강은 지난 9일 42만4000원으로 연중 최저가를 기록한 뒤 반등다운 반등을 못하고 있다. 반면 같은날 화장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업체인 한국화장품제조(1만1800원), 스프레이형 화장품 용기를 생산하는 승일(1만8600원)은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LG생활건강의 가장 강력한 경쟁사인 아모레퍼시픽도 지난 11일 171만1000원으로 최고가를 경신했고 목표주가가 200만원까지 제시됐다.

LG생활건강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1배로 아모레퍼시픽(28배)보다 낮지만 시장에선 시큰둥하다. LG생활건강의 부진은 인수합병(M&A)이 시들해지면서 성장동력이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중국 사업이 상대적으로 부진하다는 게 부각되면서 주가가 힘을 잃고 있다.

○종목장세서 소외된 한미약품

이달 들어 중소형 제약·바이오주들의 종목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 특히 신약 등 수출 기대가 있는 중소형주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여성 갱년기 장애 개선 효과가 있는 추출물 ‘백수오’의 하반기 미국 수출 기대가 있는 내츄럴엔도텍은 17일 최고가(8만4200원)를 경신했다. 원료의약품을 수출하는 경동제약(16일·2만3400원), 발기부전증 치료제의 미국 신약 허가신청을 계획 중인 메지온(10일·2만1600원) 등도 랠리에 동참했다.

그러나 한미약품은 위궤양 치료제 ‘에소메졸’의 2분기 미국 판매가 부진했다는 추정 때문에 지난 9일 9만2500원으로 최저가를 기록했다.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에소메졸의 미국 내 재고가 남아있어 2분기 매출은 주목받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