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담배를 피우다 폐암으로 숨진 남자의 부인에게 담배회사가 236억달러(약 24조3000억원)를 징벌적 배상금으로 지급해야 한다는 미국 법원 배심원단의 평결이 나왔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플로리다주 펜서콜라 법원 배심원단은 19일(현지시간) ‘캐멀(Camel)’ 브랜드로 유명한 레이놀즈아메리칸이 흡연의 위험성을 알리는 데 소홀했기 때문에 남편이 숨졌다는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여 이같이 평결했다.

배심원단은 징벌적 배상금과는 별개로 1680만달러(약 173억4000만원)를 손해배상금으로 추가 지급하라고 평결했다. 원고인 신시아 로빈슨의 남편인 마이클 존슨은 13세 때부터 담배를 피우기 시작해 20여년간 하루 평균 3갑씩 담배를 피우다 폐암에 걸려 1996년 36세의 나이로 숨졌다.

원고 측 변호인은 평결에 대해 “배심원단은 담배회사가 더 이상 담배의 중독성이나 치명적인 화학 물질에 대해 거짓말을 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제프리 레이번 레이놀즈아메리칸 부회장은 평결에 대해 “합당한 범위를 벗어났다”며 즉각 항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평결은 2006년 플로리다주 대법원이 1450억달러에 달하는 징벌적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는 집단소송 판결을 뒤엎은 후 제기된 수천건의 개인 소송 중 하나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