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 이주열 첫 회동] 금리인하 先반영…채권시장 숨고르기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조찬회동을 한 21일 채권 금리는 소폭 상승(채권가격 하락)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0.01%포인트 오른 연 2.52%, 5년물 금리도 같은 폭만큼 오른 연 2.72%에 장을 마쳤다. 10년물 금리는 0.03%포인트 상승한 연 2.97%를 기록했다.

윤여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두 사람이 이날 회동에서 우리 경제의 하방리스크(위험)가 커지고 있고 경제정책과 통화정책이 조화를 이루겠다고 언급했지만 예상했던 수준에 불과했다는 평가가 많아 금리 움직임에 별 영향이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주까지 금리가 많이 내렸던 채권시장이 이날은 ‘숨 고르기’를 했다는 설명이다.

채권 금리는 지난달 중순부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반영하면서 꾸준히 하락세를 이어왔다. 지난달 12일 이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세월호 사고 영향 등으로 소비가 다소 위축되면서 경기 회복세가 주춤하는 모습”이라고 언급한 것을 계기로 채권 금리는 국고 3년물 기준으로 사흘간 총 0.10%포인트 떨어졌다.

이어 이달 1일 금통위 의사록이 공개돼 금통위원들이 내수 부진 우려를 표명한 것이 밝혀지고 지난 17일 정치권에서 기준금리 50bp(100bp=1%포인트) 인하 필요성마저 제기되자 채권 금리는 기준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면서 급락세를 지속했다.

때문에 국고채 1년 금리(연 2.45%)와 2년 금리(연 2.48%)는 이미 기준금리(연 2.50%)보다 낮아져 있는 상태다. 정원석 LS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장은 “이달 들어 국내 채권 금리는 한 차례의 기준금리 인하를 이미 선 반영한 수준으로 떨어져 있다”며 “지난주부터는 10~11월에 기준금리가 추가로 더 인하될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채권시장은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하고 있는 만큼 내달 금통위까지는 큰 틀에서 횡보세를 이어가며 경제지표와 환율 움직임 등에 따라 금리가 단기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동준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내수 부진 등으로 두 차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더 커지게 되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2.35%까지 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상열/하헌형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