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격전지 가다] '3자대결' 동작을, '힘 있는 후보론' 나경원 우세…野 단일화가 막판 변수
“정몽준 (새누리당) 전 의원이 있을 때 많이 발전했어. 어제 김무성 대표도 와서 장재터널 약속하고 갔잖아.”(김영숙 씨·65)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지. 서울시장, 동작구청장, 동작 국회의원 셋이 합심해야 해.”(이모씨·68)

서울 사당동 사당종합사회복지관에서 21일 열린 ‘숭실 시니어아카데미 방학식’. 7·30 재·보궐선거에서 동작을 지역에 출마한 나경원 새누리당 후보와 기동민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에 대해 노인 유권자의 표심은 이렇게 갈렸다. 노회찬 정의당 후보는 이곳을 찾는 대신 중앙대에서 통신비 인하 등 정책 비전을 발표했다.

흰 셔츠에 회색 바지, 은색 운동화를 신은 나 후보는 자신의 높은 인지도를 적극 활용해 거리 유세를 벌였다. 상점 주인들에게 “어제 김 대표가 와서 약속하신 것 들으셨느냐”며 “제가 김 대표와 새누리당 최고위원들을 다 불러서 서초~동작 정보사 (장재)터널 조기 개통과 사당로 확장 사업 약속을 받아냈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기 후보는 이날 시니어아카데미 방학식 행사 단상에 올라 큰절을 한 뒤 “정몽준 전 의원은 (공약을 지키기 위해) 사재까지 턴다고 했으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며 “요체는 서울시에 있다. 박원순 시장과 새벽 담판이라도 지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원순 마케팅’을 펴고 있지만 기 후보는 낮은 인지도 탓에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서울 사당1동 새마을금고에서 열린 ‘새마을 노래교실’에 참석, 트로트 ‘찬찬찬’을 열창하는 등 민심 행보를 이어갔으나 정작 행사 참석자 중 기 후보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다. 얼굴도 처음 봤다”고 답하는 이들이 많았다.

CBS 노컷뉴스와 포커스컴퍼니가 19~20일 동작을 주민 5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나 후보가 41.6%로 기 후보(17.2%)와 노 후보(14.5%)를 멀찍이 따돌렸다. 하지만 야권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나 후보와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는 오차범위 내에서 박빙을 보였다.

이 지역 야권 성향 지지자들은 후보 단일화 주장을 했다. 사당동 남성시장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원모씨(64)는 “야권 지지자들도 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는 ‘힘 있는 후보’를 뽑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반적인 분위기”라며 “야권 연대까지 안 하면 야권의 ‘필패’”라고 말했다. 노 후보를 지지한다는 직장인 최모씨(35)는 “여당의 독주를 막기 위해 국회에 필요한 것은 노 후보 같은 사람”이라며 “야권 표가 분산돼 의미 없는 싸움이 되기 전에 꼭 단일화가 돼야 한다”고 답했다.

노 후보는 이날 야권 연대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기 후보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며 연대 가능성을 열어놨다. 이에 대해 나 후보는 “(야권 연대 논의 자체가) 유권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