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보다 뜨거운 영남권 분양 열기…청약 했다하면 수십 대 1 기본
폭염보다 뜨거운 영남권 분양 열기…청약 했다하면 수십 대 1 기본
올 상반기 청약 열풍을 이끈 곳은 대구를 중심으로 한 영남권이다. 상반기 전국 청약 경쟁률 상위 10개 아파트 단지 중 9곳이 대구 부산 경남 등에 집중됐다. 건설업계는 이런 분양 열기를 하반기에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영남지역에서만 하반기 중 5만여가구를 내놓을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대구 부산 경북 등이 올 상반기 분양 시장 호황을 이끈 중심부였다”며 “이 지역 분양 성패는 하반기 국내 분양시장 분위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영남권 도심 재개발·재건축 인기↑

21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전국 신규 분양 아파트 가운데 지난달 대구 범어동에서 선보인 ‘범어 라온 프라이빗’이 평균 118.7 대 1로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대구 칠성동 ‘오페라 삼정그린코아 더 베스트’(평균 76.8 대 1), 경남 거제시 ‘e편한세상 옥포’(50.9 대 1), 부산 사직동 ‘사직역 삼정그린코아 더 베스트’(50.3 대 1) 등도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아파트의 공통점은 영남권 도심 재개발·재건축 단지라는 점이다. 한동안 인근 지역에서 아파트 공급이 거의 없었던 것도 성공 요인으로 꼽혔다. 홍록희 대림산업 분양팀장은 “아파트 물량 수급을 감안할 때 2016년까지 부산 대구 등의 분양 호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지방 대도시 내 지역별 시장 차별화가 최근부터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옛 도심지역 내 재개발·재건축 단지는 교통 편의시설 등 기존 생활 인프라가 탄탄하다는 게 강점이다. 신상열 대우건설 주택마케팅팀장은 “옛 도심은 교육 상권 등이 잘 갖춰져 있는데 집만 오래된 지역”이라며 “지역 조사를 해보면 부산 대구 울산 등은 재개발 아파트 대기 수요가 많다”고 설명했다.

◆올 하반기 67개 단지 분양

올 하반기 영남권에선 67개 단지, 5만2676가구의 아파트가 분양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여름 휴가철(7~8월)에도 분양 열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출발도 순조롭다. 이달 첫주 분양된 대구 ‘브라운스톤 범어’는 평균 141.95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해 상반기 최고 경쟁률을 뛰어넘었다. 같은 시기 부산에서 분양한 ‘센텀 리슈빌’도 418가구 모집에 1만1913명이 지원해 평균 28.5 대 1의 경쟁률로 1순위에서 마감됐다.

현재 영남권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은 부산(69%), 대구(75%), 울산(72.2%), 경북(73.8%), 경남(69.5%) 등이 모두 전국 평균(68.8%)이나 수도권(65.6%)보다 높다. 황용천 해밀컨설팅 사장은 “높은 전세가율로 인해 내집 마련에 대한 욕구가 커지면서 자연스레 분양시장으로 수요가 몰리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상반기에 인기를 끌었던 도심권 재개발·재건축 단지 상당수도 분양을 앞두고 있다. 삼성물산은 오는 10월 부산 장전3 재개발구역에서 1938가구를 분양한다. 같은달 롯데건설은 경남 창원시 마산합성1 재개발구역에서 1184가구를 새로 선보인다.

반도건설은 11월 대구 신천3동을 재건축한 ‘신천동 반도유보라’(760가구)를, 대우건설은 울산 신천동에서 ‘울산신천 푸르지오’(930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