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투자자 애크먼의 '굴욕'
미국의 건강보조식품업체 허벌라이프에 대해 사형선고를 내리겠다던 행동주의 투자자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캐피털 회장(사진)의 공언이 회사 주가만 올려준 채 무위에 그쳤다.

애크먼 회장은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한 강당에서 400여명의 투자자를 상대로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허벌라이프는 사실상 범죄기업으로 문을 닫아야 할 때”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허벌라이프가 다단계 판매인 피라미드 사업구조를 갖고 있다며 가난한 이들에게 접근, 뉴트리션 클럽이라는 네트워크 형태의 판매조직에 참여하도록 교육시킨 뒤 회사 재고를 사도록 한다고 주장했다.

애크먼 회장의 이날 강연은 3시간30분에 걸쳐 진행됐으며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됐다. 그는 전날 CNBC에 출연해 “내 경력에서 가장 중요한 발표가 될 것”이라며 결정적 한 방을 예고했다. 하지만 애크먼 회장의 선전포고와 달리 이날 허벌라이프 주가는 25%나 수직상승하며 전날 11%의 폭락을 갑절 이상 만회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애크먼 회장이 제시한 근거들이 투자자를 설득시키기엔 역부족이었으며 시장의 공감을 얻는 데도 실패했다고 전했다. 허벌라이프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애크먼의 주장은 거짓이고 터무니없다”며 역공에 나섰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