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레노버·화웨이·샤오미株 웃는다
삼성전자 실적 쇼크 이후 스마트폰 부품주들의 운명이 엇갈리고 있다. 삼성에 ‘올인’했던 업체들은 지지부진한 반면 샤오미, 화웨이, 레노버 등 중국 업체에 부품을 납품 중인 업체들의 주가는 빠르게 반등하는 분위기다. 삼성그룹과 애플그룹으로 나뉘었던 스마트폰 부품주 지형도가 중국 그룹을 포함한 세 종류의 기업군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中 납품 부품주들의 약진

중국 스마트폰 업체에 정전기 방지 부품을 납품하는 이노칩은 23일 전 거래일보다 8.7% 오른 1만3750원에 장을 마쳤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이 오르면서 매수세가 밀려들었다는 분석이다. 엄태웅 부국증권 연구원은 “중국 주요 스마트폰 업체들이 이노칩의 주력제품인 CMEF(노이즈·정전기 방지 부품)를 활용하고 있다”며 “매출처가 다양한 만큼 안정적인 실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중국 스마트폰업체 샤오미에 터치스크린용 부품을 납품하는 블루콤의 주가도 고공비행을 지속하고 있다. 단기 저점이었던 지난 8일 이후 이날까지 주가가 28.05% 올랐다. 샤오미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4.2%까지 올라오면서 블루콤의 몸값도 함께 높아진 것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들어 블루콤 매출의 18%를 차지하는 리니어 진동모터를 샤오미에 납품하기 시작했다”며 “샤오미의 시장지배력이 커질수록 블루콤의 주가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화웨이의 거래처인 오이솔루션도 중국 납품 휴대폰 부품주로 각광받고 있다. 7월 들어 주가 상승률이 18.46%에 달한다. 우주일렉트로닉스, 엘엠에스 등도 기대주로 꼽히는 분위기다.

반면 삼성전자 납품업체 중 ‘성골’로 꼽혔던 부품주는 지난 4월을 기점으로 주가가 꾸준히 빠지는 모습이다. 이 기간 삼성전기(-10.2%), 아모텍(-36.1%), 파트론(-17.3%), 이녹스(-24.1%) 등은 10~40%가량 ‘몸값’이 떨어졌다.

◆재편되는 스마트폰 산업

전문가들은 고가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가 멈춘 만큼 레노버,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의 영역이 더 넓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홍콩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6월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애플 ‘빅2’의 점유율은 39.9%로 21개월 만에 최초로 40% 이하로 내려갔다. 3~4위는 모토로라를 합병한 레노버(점유율 7.5%)와 화웨이(5.1%)로 모두 중국 업체다. 5위 샤오미도 시장 점유율이 4.2%까지 올라왔다. 이 연구원은 “스마트폰 조립 역량 측면에서는 중국의 역량이 삼성전자, LG전자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올라왔지만 핵심 부품은 여전히 외부에서 조달해야 한다”며 “특허를 통해 진입 장벽을 형성한 국내 부품업체들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반기 출시 예정인 애플 아이폰6 테마주들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지난 22일(현지시간) 애플의 2분기(4~6월) 매출이 예상치를 밑도는 374억달러에 그친 반면 판매관리비는 201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