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여행상품 예약을 취소한 대가로 물게 된 위약금을 납득할 수 없다면 여행사에 해당 금액만큼 위약금을 매긴 이유를 증명하라고 요구할 수 있다. 여행사가 취소 수수료를 덤터기 씌운 것으로 드러나면 소비자는 그 차액을 돌려받을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노랑풍선, 여행박사, 온라인투어 등 국내 16개 주요 여행사의 해외여행상품 환불에 대한 특별약관을 이달 초 바로잡았다고 23일 발표했다.

시정된 특약에 따르면 소비자는 여행상품 취소 위약 수수료를 물 때 여행사에 수수료 부과 방식과 내역을 자료로 증빙하고 설명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 여행사가 호텔 예약이나 항공권 예약 취소 등으로 입은 손실 및 여행사 인건비 손실 등을 자료로 직접 입증해야 하는 것이다. 소비자가 부과받은 수수료가 여행사가 입증한 손실비용보다 크면 소비자는 차액을 환불받는다. 황원철 약관심사과장은 “여행사가 실제 입은 손실을 위약금 산정 기준으로 삼아 소비자의 과도한 부담을 줄이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은 그동안 여행사의 과도한 위약금에 불만이 많았다. 출발 10일 전에 예약을 취소해도 여행경비에서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여행사가 부과한 취소 수수료가 어떤 방식으로 산정된 것인지도 알 수 없었다.

공 정위에 따르면 지난 4월 판매된 4만7646건의 여행상품 중 34%가 환불에 여행사 자체 특약을 적용했다. 여행사들은 대체로 공정위가 만든 표준약관의 환불 기준을 적용하지만 허니문 상품 등 일부 상품은 특약을 건다. 한국소비자원이 접수한 여행 분야 환불 관련 피해구제 건수는 2012년 130건에서 지난해 156건으로 증가했다. 이 중 대부분이 특약 상품 관련 구제였다.

세종=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