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 서방이 러시아에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이상한 최후통첩성 논리를 제시하며 협박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국가안보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사태 를 언급하면서 "서방은 인종적, 문화.역사적으로 러시아에 가까운 (우크라이나 동부) 주민들 일부를 학살하는 것을 허용하든지 아니면 러시아에 제재를 가하겠다는 최후통첩성 경고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는 이상한 논리이며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방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분리주의 반군 지원을 중단하라고 압력을 가하면서 그렇지 않으면 추가 제재를 단행하겠다고 경고한 것을 염두에 둔 비판이다.

푸틴은 "오늘날 세계에선 점점 더 자주 최후통첩과 제재의 언어가 울려퍼지고 있으며 국가 주권의 개념은 희미해지고 있다"면서 "마음에 들지 않는 체제, 독립적 정책을 추구하는 나라, 누군가(미국)의 이익 추구를 방해하는 나라를 뒤흔들어 놓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를 위해 소위 '색깔 혁명' 혹은 쿠데타라는 방법이 이용되고 있다"면서 서방의 개입정책을 비판했다. 또 "러시아 의 합법적 이익이 고려돼야 하며 발생할 수밖에 없는 논쟁적 문제들은 전적으로 외교적 방법으로 협상을 통해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의 최근 정치 상황과 관련해선 "무력을 이용한 불법적 방법으로 권력을 잡은 세력이 쿠데타 이후 선거를 치렀지만 이상하게도 국가 지도부에 다시 쿠데타를 지원한 세력이 등장했다"고 지적했다.

정권 교체 혁명 이후 조기 대선을 통해 집권한 페트로 포로셴코 대통령을 쿠데타 지원 세력으로 규정하며 비판한 것이다. 푸틴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군의 옛 소련권 진출과 관련해 러시아의 국방력 강화 프로그램을 제때에 제대로 이행할 필요가 있다면서 특히 새로 병합한 크림과 세바스토폴에서도 이런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