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증시, '불 마켓'(Bull Market) 초입 들어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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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주식시장이 장기간에 걸친 주가 상승을 말하는 '불 마켓'(Bull Market) 초입에 들어서고 있다는 징표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어 주목된다.
주가 상승을 기대하고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신용융자 잔액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주식투자 대기성 자금인 고객예탁금도 15조원대를 바라보고 있다.
특히 주식형 펀드 잔액 비중이 사상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코스피지수 2000선에서 매물벽으로 작용했던 펀드 환매가 사실상 바닥을 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 증시 상승 신호…펀드 환매 '바닥'·신용융자 잔액 '급증'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투자한 금액인 신용융자 잔액이 지난 21일 현재 5조79억원으로 5조원 선을 넘었다. 하반기 금리인하와 정책 모멘텀 등으로 증시 상승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장별 신용융자 잔액은 유가증권시장이 2조5835억원이고 코스닥시장이 2조4244억원이다. 이 잔액은 18일 5조37억원으로 올해 들어 처음으로 5조원 선을 돌파한 데 이어 21일까지 2거래일 연속 5조원 선을 유지했다.
신용융자 잔액이 5조원 선을 넘은 것은 2012년 4월 10일(5조1억원) 이후 27개월 만이다.
신용융자 잔액은 특히 코스닥시장에서 크게 늘었다. 유가증권시장 잔액이 올해 초 2조2898억원에서 이달 21일 2조6000억원 수준으로 늘어난 데 비해 코스닥시장 잔액은 같은 기간에 1조8822억원에서 2조4000억원 수준으로 껑충 뛰었다.
주식투자를 위한 대기성 자금으로 인식되는 고객예탁금도 지난 18일 14조8505억원으로, 연초 16조원 대비 감소했지만 15조원대를 향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코스피가 장기 박스권 상당을 뚫지 못하고 되밀려온 주된 원인인 펀드 환매도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체 주식시장 시가총액 대비 국내주식형 펀드 잔액 비중이 지난 18일 기준 5.78%까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시 전체 시총은 1297조5801억원이고, 국내주식형 펀드 잔액은 74조9454억원이었다. 지난해 말 기준 시총 대비 주식형 펀드 잔액 비중은 6.33%로 이 비중이 5%대로 떨어진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주식형 펀드 잔액이 금융위기 이후 최저로 낮아진 것은 증시 침체에 따른 주식투자자 이탈로 볼수도 있지만, 대내외 여건으로 볼때 주식형 펀드의 환매가 이제 사실상 바닥을 친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더 많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가 과거만큼 박스권 상단에서의 부담이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선진국 중심의 세계 경기회복세에서 신흥국으로의 '낙수효과'가 강화되고 있고, 펀더멘털(기초체력) 측면에서도 신흥국이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아시아 신흥국 증시에서 외국인 매수기조가 유지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며 "국내 증시에서도 대내외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던 외국인들이 최근에는 이와 상관없이 강력한 매수 의지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외국인 투자자들은 말레이시아 여객기 피격 사건으로 지정학적 불안이 높아졌던 지난 18일 이후에도 국내 증시에서 꾸준히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연 초 이후 누적순매수 규모는 4조 원을 넘어섰다.
박 연구원은 "이번 주 중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하반기 펀더멘털 개선 여지는 더욱 높아졌다"며 "현 시점에서는 장기 박스권 상단의 부담보다는 기회요인을 노리는 자세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펀더멘털 개선·중국 경기 회복, 박스권 탈출 '청신호'
김지형 한양증권 연구원도 장기 박스권 상단을 앞두고 조정 요인과 상승 요인이 공존하지만 결국은 상승 쪽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펀더멘탈 개선과 중국의 경기회복, 외국인 매수기조 등이 핵심 키워드라는 것. 2기 경제팀과 한국은행의 정책 공조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긍정적으로 꼽았다.
김 연구원은 "박스권 탈출 문턱에서 일부 조정이 있더라도 기술적 부담 해소 또는 숨고르기 차원일 것"이라며 "계단식 상승 패턴은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수출주(반도체·디스플레이·자동차·화학·철강)와 내수주(건설, 유통, 금융) 간 빠른 순환매 대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오승훈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도 "코스피가 이달 중 박스권 상단을 뚫고 2100선까지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실적 충격은 이미 증시에 반영된데다 자동차, 철강, 화학 업종 등은 환율 반등을 발판삼아 3분기부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주가 상승을 기대하고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신용융자 잔액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주식투자 대기성 자금인 고객예탁금도 15조원대를 바라보고 있다.
특히 주식형 펀드 잔액 비중이 사상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코스피지수 2000선에서 매물벽으로 작용했던 펀드 환매가 사실상 바닥을 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 증시 상승 신호…펀드 환매 '바닥'·신용융자 잔액 '급증'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투자한 금액인 신용융자 잔액이 지난 21일 현재 5조79억원으로 5조원 선을 넘었다. 하반기 금리인하와 정책 모멘텀 등으로 증시 상승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장별 신용융자 잔액은 유가증권시장이 2조5835억원이고 코스닥시장이 2조4244억원이다. 이 잔액은 18일 5조37억원으로 올해 들어 처음으로 5조원 선을 돌파한 데 이어 21일까지 2거래일 연속 5조원 선을 유지했다.
신용융자 잔액이 5조원 선을 넘은 것은 2012년 4월 10일(5조1억원) 이후 27개월 만이다.
신용융자 잔액은 특히 코스닥시장에서 크게 늘었다. 유가증권시장 잔액이 올해 초 2조2898억원에서 이달 21일 2조6000억원 수준으로 늘어난 데 비해 코스닥시장 잔액은 같은 기간에 1조8822억원에서 2조4000억원 수준으로 껑충 뛰었다.
주식투자를 위한 대기성 자금으로 인식되는 고객예탁금도 지난 18일 14조8505억원으로, 연초 16조원 대비 감소했지만 15조원대를 향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코스피가 장기 박스권 상당을 뚫지 못하고 되밀려온 주된 원인인 펀드 환매도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체 주식시장 시가총액 대비 국내주식형 펀드 잔액 비중이 지난 18일 기준 5.78%까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시 전체 시총은 1297조5801억원이고, 국내주식형 펀드 잔액은 74조9454억원이었다. 지난해 말 기준 시총 대비 주식형 펀드 잔액 비중은 6.33%로 이 비중이 5%대로 떨어진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주식형 펀드 잔액이 금융위기 이후 최저로 낮아진 것은 증시 침체에 따른 주식투자자 이탈로 볼수도 있지만, 대내외 여건으로 볼때 주식형 펀드의 환매가 이제 사실상 바닥을 친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더 많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가 과거만큼 박스권 상단에서의 부담이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선진국 중심의 세계 경기회복세에서 신흥국으로의 '낙수효과'가 강화되고 있고, 펀더멘털(기초체력) 측면에서도 신흥국이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아시아 신흥국 증시에서 외국인 매수기조가 유지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며 "국내 증시에서도 대내외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던 외국인들이 최근에는 이와 상관없이 강력한 매수 의지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외국인 투자자들은 말레이시아 여객기 피격 사건으로 지정학적 불안이 높아졌던 지난 18일 이후에도 국내 증시에서 꾸준히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연 초 이후 누적순매수 규모는 4조 원을 넘어섰다.
박 연구원은 "이번 주 중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하반기 펀더멘털 개선 여지는 더욱 높아졌다"며 "현 시점에서는 장기 박스권 상단의 부담보다는 기회요인을 노리는 자세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펀더멘털 개선·중국 경기 회복, 박스권 탈출 '청신호'
김지형 한양증권 연구원도 장기 박스권 상단을 앞두고 조정 요인과 상승 요인이 공존하지만 결국은 상승 쪽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펀더멘탈 개선과 중국의 경기회복, 외국인 매수기조 등이 핵심 키워드라는 것. 2기 경제팀과 한국은행의 정책 공조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긍정적으로 꼽았다.
김 연구원은 "박스권 탈출 문턱에서 일부 조정이 있더라도 기술적 부담 해소 또는 숨고르기 차원일 것"이라며 "계단식 상승 패턴은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수출주(반도체·디스플레이·자동차·화학·철강)와 내수주(건설, 유통, 금융) 간 빠른 순환매 대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오승훈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도 "코스피가 이달 중 박스권 상단을 뚫고 2100선까지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실적 충격은 이미 증시에 반영된데다 자동차, 철강, 화학 업종 등은 환율 반등을 발판삼아 3분기부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