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 Stay] 전남 담양 달빛무월마을, 배산임수서 달 구경…낮엔 벼베기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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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무월마을이라고 해서 ‘참 아이러니한 이름’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달빛’이란 단어와 '무월(無月)’이란 단어를 함께 쓰는 마을이라니. 하지만 무월마을에서 ‘무’는 ‘없을 무’가 아니다. ‘어루만질 무(撫)’를 쓴다. 달빛이 어루만지는 마을이라는 뜻이다.
행정구역상 위치는 전남 담양군 대덕면 금산리. 애초 무월리라는 지명이 있었지만 인구가 줄어 금산리에 흡수됐다고 한다. 고려 말기 교동 인씨들이 마을을 개척해 살았다.
○배산임수에서 달 구경
교동 인씨들이 여기에 터를 잡은 이유는 마을 이름과 무관하지 않다. 마을의 북쪽엔 해발 498m의 금산이 자리했다. 이를 등지고 마을이 있고 마을 남쪽으론 돌샘이 있다. 돌샘에서 나온 물은 천이 되고 이 천이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아 서쪽으로 흘러 전남지역의 젖줄인 영산강으로 합쳐진다. 이 아늑한 곳에서 동쪽에 위치한 망월봉에 달이 차오르는 걸 보면 마치 신선이 달을 어루만지는 모습처럼 보인다고 한다. 말 그대로 배산임수(背山臨水)다.
햇볕과 물, 산림이 풍족한 덕분에 1970년대엔 이곳에 90가구가 모여살 정도로 꽤 큰 ‘시골 마을’이었다. 하지만 이후 도시화로 인구가 줄어 지금은 47가구에 100명 안팎이 살고 있다고 한다. 배산임수에서 키운 쌀을 비롯해 단감 매실 옥수수 들깨 죽녹차 도자기 등을 즐길 수 있다.
○전통 속에서 발견하는 과학
마을은 크지 않다. 아담하다. 마을 한 바퀴가 1.5㎞ 거리다. 성인 남성의 도보 속도가 시속 5~6㎞ 정도이므로 자녀와 함께 걸어도 넉넉잡아 한 시간 정도면 마을을 둘러볼 수 있다. 도보하기 쉽게 ‘달맞이산책길’이 따로 만들어져 있다.
고려 말 한 승려가 이 지역을 지나다가 목탁소리에 끌려 걸음을 멈추고 주변을 둘러보니 목탁과 비슷한 큰 바위가 있었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마을이 번창하자 목탁바위는 성지가 됐다. 마을 사람들이 이곳에서 풍요와 번성을 기원했던 자리다. 기원하며 쌓은 돌탑이 바로 옆에 있다. 두 개가 있는데 해신과 달신이 이름이다. 짐작건대 낮과 밤에 기원을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마을 사람들이 소원을 빌었다고 해서 비과학적이라고 치부하기 쉬운데 그렇지 않다. 탑 바닥엔 천지인을 상징하는 심신석이 있고, 이 돌 둘레에는 12개 바닥석과 24개 돌이 있다. 12월력과 24절기를 나타낸 것이다. 당대의 과학이었다.
더 걸으면 마을이 번성하면서 세워진 마을 공동의 디딜방앗간의 모습이 그대로 재현돼 있다. 달빛산책로를 따라가면 달빛전망대 달빛정자 삼거리숲길 솔숲길 죽림지 대나무숲길 등이 연이어 나온다.
○아이들 산교육 ‘체험’
산책이 끝나면 체험이 기다린다. 달빛무월마을에선 농사와 음식 만들기를 체험할 수 있다. 농사 체험은 크게 어렵지 않다. 이미 키워진 농산물을 수확하는 식이다. 감자 멜론 옥수수 고구마 단감 등을 따거나 캔다. 벼베기도 해볼 수 있다. 다만 시기에 맞아야 한다. 예컨대 벼베기와 단감따기 고구마캐기는 10월에 한다. 감자와 옥수수 멜론은 6~7월이 적기다. 체험비는 모두 5000원이다.
음식 체험은 대통밥 만들기가 대표적이다. 마을에 있는 대나무를 베어서 대나무통을 만들고 그 안에 밥과 곡물을 넣어 만들어 먹는 것이다. 한과와 메밀묵 만들기도 있다. 대통밥은 1만원, 한과는 7000원이며 메밀묵 만들기는 5000원이다.
이 밖에 죽로차 만들기(5000원) 토우체험(8000원) 천연염색(5000~15만원) 소망등 띄우기(3000원) 등도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체험해볼 수 있다. 장구 윷놀이 등 전통놀이 배우기와 생태학습체험 등은 무료다. 특히 여름 휴가철에만 할 수 있는 체험이 있는데 대나무로 물총을 만드는 것이다. 아이들 반응이 좋다는 게 마을 측의 설명이다. 3000원.
○주변 관광지도 들를 수 있어
숙박은 모두 한옥이다. 한옥의 이름은 정언댁 윗뜸 아랫뜸 설송 운기네 교촌댁 선희네 노송 햇살 강정댁 대명 소나무 저수지쉼터 문라이트 달맞이 옹달샘 살구나무 달마루 다담 큰바위민박집 등이다. 4인 이하 가족실부터 시작하는데 요금은 5만원부터다. 30명까지 사용할 수 있는 한옥도 있다. 하루 숙박에 최고 40만원이다. TV는 모두 있으며 에어컨은 일부러 갖추지 않은 곳도 있다. 오후 2시부터 입실이 가능하며 오전 11시 퇴실해야 한다. 예약 후 5일 전 취소하면 전액을 돌려받을 수 있고, 3일 전 취소하면 절반을 환불받는다. 예약 당일에 취소하면 환불이 안 된다. 찾아보면 바비큐 시설을 갖춘 곳도 있다.
하루 정도 마을에 묵은 뒤 돌아가는 길에 들를 수 있는 관광지도 꽤 된다. 2003년에 31만㎡ 규모의 울창한 대나무숲이 펼쳐져 있는 담양 죽녹원도 그 중 하나다. 조선 인조 26년(1648년)에 부사 성이성이 수해를 막기 위해 제방을 축조하고 나무를 심어 만든 관방제림도 근처에 있다. 느티나무 팽나무 벚나무 등의 나이는 300년이 넘는 것도 많다. 나무 둘레가 5m가 넘는다.
유명한 메타세쿼이아길도 담양에 있다. 메타세쿼이아길은 그냥 도로다. 다만 1970년대 조성된 가로수에 메타세쿼이아 나무를 심었는데, 이 나무가 왕복 2차로의 도로를 감싸듯이 내려온다. 이 길이 8.5㎞나 이어진다. 사진 명소다. 2002년 산림청과 생명의숲가꾸기국민운동본부가 선정한 가장 아름다운 거리숲으로 선정돼 있다. 이 길을 따라가다 보면 전북 순창군이 나오는데 여기서 순창고추장을 사서 돌아와도 좋다.
■ 찾아가는 길
전남 담양군 대덕면 금산리 335. 서울에서 찾아올 땐 호남고속도로 창평IC를 지나 대덕 방면으로 약 5분 거리. 광주에선 60번 국도를 이용하면 20분 거리(16㎞)다. 담양읍내를 들렀다 오려면 5번 국도를 타고 창평면 소재지를 지나 대덕면 방향으로 3㎞를 오면 된다.
문의는 대표전화(061-381-1607, 010-6250-1607).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행정구역상 위치는 전남 담양군 대덕면 금산리. 애초 무월리라는 지명이 있었지만 인구가 줄어 금산리에 흡수됐다고 한다. 고려 말기 교동 인씨들이 마을을 개척해 살았다.
○배산임수에서 달 구경
교동 인씨들이 여기에 터를 잡은 이유는 마을 이름과 무관하지 않다. 마을의 북쪽엔 해발 498m의 금산이 자리했다. 이를 등지고 마을이 있고 마을 남쪽으론 돌샘이 있다. 돌샘에서 나온 물은 천이 되고 이 천이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아 서쪽으로 흘러 전남지역의 젖줄인 영산강으로 합쳐진다. 이 아늑한 곳에서 동쪽에 위치한 망월봉에 달이 차오르는 걸 보면 마치 신선이 달을 어루만지는 모습처럼 보인다고 한다. 말 그대로 배산임수(背山臨水)다.
햇볕과 물, 산림이 풍족한 덕분에 1970년대엔 이곳에 90가구가 모여살 정도로 꽤 큰 ‘시골 마을’이었다. 하지만 이후 도시화로 인구가 줄어 지금은 47가구에 100명 안팎이 살고 있다고 한다. 배산임수에서 키운 쌀을 비롯해 단감 매실 옥수수 들깨 죽녹차 도자기 등을 즐길 수 있다.
○전통 속에서 발견하는 과학
마을은 크지 않다. 아담하다. 마을 한 바퀴가 1.5㎞ 거리다. 성인 남성의 도보 속도가 시속 5~6㎞ 정도이므로 자녀와 함께 걸어도 넉넉잡아 한 시간 정도면 마을을 둘러볼 수 있다. 도보하기 쉽게 ‘달맞이산책길’이 따로 만들어져 있다.
고려 말 한 승려가 이 지역을 지나다가 목탁소리에 끌려 걸음을 멈추고 주변을 둘러보니 목탁과 비슷한 큰 바위가 있었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마을이 번창하자 목탁바위는 성지가 됐다. 마을 사람들이 이곳에서 풍요와 번성을 기원했던 자리다. 기원하며 쌓은 돌탑이 바로 옆에 있다. 두 개가 있는데 해신과 달신이 이름이다. 짐작건대 낮과 밤에 기원을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마을 사람들이 소원을 빌었다고 해서 비과학적이라고 치부하기 쉬운데 그렇지 않다. 탑 바닥엔 천지인을 상징하는 심신석이 있고, 이 돌 둘레에는 12개 바닥석과 24개 돌이 있다. 12월력과 24절기를 나타낸 것이다. 당대의 과학이었다.
더 걸으면 마을이 번성하면서 세워진 마을 공동의 디딜방앗간의 모습이 그대로 재현돼 있다. 달빛산책로를 따라가면 달빛전망대 달빛정자 삼거리숲길 솔숲길 죽림지 대나무숲길 등이 연이어 나온다.
○아이들 산교육 ‘체험’
산책이 끝나면 체험이 기다린다. 달빛무월마을에선 농사와 음식 만들기를 체험할 수 있다. 농사 체험은 크게 어렵지 않다. 이미 키워진 농산물을 수확하는 식이다. 감자 멜론 옥수수 고구마 단감 등을 따거나 캔다. 벼베기도 해볼 수 있다. 다만 시기에 맞아야 한다. 예컨대 벼베기와 단감따기 고구마캐기는 10월에 한다. 감자와 옥수수 멜론은 6~7월이 적기다. 체험비는 모두 5000원이다.
음식 체험은 대통밥 만들기가 대표적이다. 마을에 있는 대나무를 베어서 대나무통을 만들고 그 안에 밥과 곡물을 넣어 만들어 먹는 것이다. 한과와 메밀묵 만들기도 있다. 대통밥은 1만원, 한과는 7000원이며 메밀묵 만들기는 5000원이다.
이 밖에 죽로차 만들기(5000원) 토우체험(8000원) 천연염색(5000~15만원) 소망등 띄우기(3000원) 등도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체험해볼 수 있다. 장구 윷놀이 등 전통놀이 배우기와 생태학습체험 등은 무료다. 특히 여름 휴가철에만 할 수 있는 체험이 있는데 대나무로 물총을 만드는 것이다. 아이들 반응이 좋다는 게 마을 측의 설명이다. 3000원.
○주변 관광지도 들를 수 있어
숙박은 모두 한옥이다. 한옥의 이름은 정언댁 윗뜸 아랫뜸 설송 운기네 교촌댁 선희네 노송 햇살 강정댁 대명 소나무 저수지쉼터 문라이트 달맞이 옹달샘 살구나무 달마루 다담 큰바위민박집 등이다. 4인 이하 가족실부터 시작하는데 요금은 5만원부터다. 30명까지 사용할 수 있는 한옥도 있다. 하루 숙박에 최고 40만원이다. TV는 모두 있으며 에어컨은 일부러 갖추지 않은 곳도 있다. 오후 2시부터 입실이 가능하며 오전 11시 퇴실해야 한다. 예약 후 5일 전 취소하면 전액을 돌려받을 수 있고, 3일 전 취소하면 절반을 환불받는다. 예약 당일에 취소하면 환불이 안 된다. 찾아보면 바비큐 시설을 갖춘 곳도 있다.
하루 정도 마을에 묵은 뒤 돌아가는 길에 들를 수 있는 관광지도 꽤 된다. 2003년에 31만㎡ 규모의 울창한 대나무숲이 펼쳐져 있는 담양 죽녹원도 그 중 하나다. 조선 인조 26년(1648년)에 부사 성이성이 수해를 막기 위해 제방을 축조하고 나무를 심어 만든 관방제림도 근처에 있다. 느티나무 팽나무 벚나무 등의 나이는 300년이 넘는 것도 많다. 나무 둘레가 5m가 넘는다.
유명한 메타세쿼이아길도 담양에 있다. 메타세쿼이아길은 그냥 도로다. 다만 1970년대 조성된 가로수에 메타세쿼이아 나무를 심었는데, 이 나무가 왕복 2차로의 도로를 감싸듯이 내려온다. 이 길이 8.5㎞나 이어진다. 사진 명소다. 2002년 산림청과 생명의숲가꾸기국민운동본부가 선정한 가장 아름다운 거리숲으로 선정돼 있다. 이 길을 따라가다 보면 전북 순창군이 나오는데 여기서 순창고추장을 사서 돌아와도 좋다.
■ 찾아가는 길
전남 담양군 대덕면 금산리 335. 서울에서 찾아올 땐 호남고속도로 창평IC를 지나 대덕 방면으로 약 5분 거리. 광주에선 60번 국도를 이용하면 20분 거리(16㎞)다. 담양읍내를 들렀다 오려면 5번 국도를 타고 창평면 소재지를 지나 대덕면 방향으로 3㎞를 오면 된다.
문의는 대표전화(061-381-1607, 010-6250-1607).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