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 기관들이 성수기를 앞두고 있거나 하반기 실적개선이 기대되는 종목을 미리 바구니에 담고 있다. ‘밀짚모자는 겨울에, 모피코트는 여름에 사라’는 격언처럼 악재나 비수기로 매력이 떨어진 종목을 매수하는 역발상 전략이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최근 나란히 CJ CGV에 대한 투자를 늘렸다. 국민연금은 지난 3월 말 10.3%였던 보유 비중을 6월 말 11.04%로 높였고, 한국운용도 넉 달 만에 보유 비중을 5.05%에서 6.62%로 끌어올렸다.

이 회사 주가는 2분기 들어 연일 뒷걸음질치고 있다. 이날 종가는 300원(0.66%) 하락한 4만5500원. 3월 기록한 연중 최고가(5만6700원) 대비 19.7% 내렸다. 내수 부진에 따른 2분기 실적 부진 우려가 주가 하락의 원인이다.

하지만 성수기에 접어드는 3분기부터 실적은 다시 증가세를 보일 것이란 분석이다. 이번주 개봉한 ‘군도:민란의 시대’를 시작으로 대작 상영이 잇따르면서 줄었던 영화관람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CJ CGV의 3분기 영업이익이 271억원으로 전년 대비 25% 늘고, 4분기에도 90억원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작년 4분기엔 29억원의 적자를 냈다.

폐기물처리업체 인선이엔티는 하이자산운용의 ‘러브콜’을 받았다. 김갑호 교보증권 연구원은 “현재 40% 수준인 폐차설비 가동률이 올 4분기, 늦어도 내년 1분기엔 80%를 넘어서면서 이익 기여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회사의 하반기 영업이익은 59억원으로 전년 대비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KB자산운용이 사들인 일신방직 코오롱인더스트리 피에스케이 등도 올 하반기 영업이익이 30~40%씩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찜’한 현대그린푸드는 주요 식자재업체 중 올 하반기 가장 안정적인 이익 증가세를 보일 것이란 평가를 받았다.

한여름에 겨울주를 사들이는 운용사도 있다. 한국밸류운용은 이달 들어 보일러업체 경동나비엔을 530주 추가 매수했고, 신영자산운용은 모피업체 진도 보유 비중을 세 차례에 걸쳐 10.57%로 0.21%포인트 늘렸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은 “상승 기대가 높은 장에서는 실적이나 업황 부진으로 주가가 바닥권에 있는 종목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며 “정책 수혜가 예상되는 유통 건설 증권과 저가 매력이 살아나는 정보기술(IT) 부품주 등은 하반기를 겨냥해 매수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