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예진 "고독한 여자 두목役 끌려 처음 액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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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6일 개봉 '해적'서 주인공 열연 손예진 씨
제작비만 135억원 들인 대작
"카리스마 연기에 꽤 신경썼죠"
제작비만 135억원 들인 대작
"카리스마 연기에 꽤 신경썼죠"

24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손예진 씨(32·사진)는 영화에 출연하게 된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다음달 6일 개봉하는 영화 ‘해적:바다로 간 산적’에서 여주인공을 맡아 연기했다. 이 영화는 순제작비 135억원을 들인 작품으로 조선의 국새를 고래가 삼켜버린 사건으로 혼란에 빠진 조선의 조정과 이를 찾아 나선 해적과 산적 개국 세력이 벌이는 통쾌한 격전을 그렸다. 2012년 개봉한 ‘댄싱퀸’으로 400만명을 모은 이석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김남길, 유해진, 이경영, 김태우 등이 출연했다.
그는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영화화되기 힘들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한 번도 다루지 않았던 영화였거든요. ‘인디아나 존스’ ‘캐리비안의 해적’ 같은 어드벤처물인데 사극이에요. 과연 투자를 받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어요.”
데뷔 후 멜로물에 주로 출연했던 손씨는 이번에 처음으로 액션 연기에 도전했다. 그것도 해적단 최사단까지 오르는 역할이다. “큰 도전이었습니다. 여자 두목이었기 때문에 남자들 사이에 가만히 서 있어도 당당해 보여야 하고 카리스마가 있어야 했어요. 처음에는 검을 잡는 것도 쉽지 않았어요. 촬영이 끝나고 집에 와서는 7살 난 조카들과도 플라스틱 칼로 연습했어요.”
이번 영화에는 그의 아이디어로 주요 장면이 추가됐다. 극 중 고래와 여월이 바닷속에서 만나는 신이 그것.
“시나리오에는 여월과 고래가 만나는 장면이 없었어요. 여월이 어린시절 고래를 구해줬는데 커서도 서로 교감하는 장면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감독님께 말씀드렸죠. 고래는 컴퓨터그래픽으로 만든 작업이라 실제 촬영할 때는 혼자서 연기해야 했는데 직접 영화로 만들어진 고래를 보니 생각만큼 잘 나온 것 같습니다. 이 장면이 가장 애착이 가네요.”
손예진은 극 중에서 피도 눈물도 없는 강인한 캐릭터를 연기했지만 슬픔을 담아 연기했다. “여월이 감정을 내비치는 장면은 많지 않아요. 극 후반에 가서야 가족사가 살짝 드러나죠. 남자들을 딛고 꼭대기까지 서기 위해 자신의 감정을 감추고 산 인물이거든요. 강해 보이기만 하는 모습보단 숨겨진 사연이 있는 느낌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고독한 여두목 같은 느낌이요.”
그는 대중들에게 도전하는 배우로 남고 싶다고 했다. “연기를 하면 할수록 책임감이 느껴져요. 다음에는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압박이 들어요. 항상 잘할 수는 없지만 손예진이 점점 진화하고 있구나 하는 모습을 대중들이 예쁘게 봐주셨으면 합니다. 치열하게 고민하는 배우구나 생각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글=김인선 inddo@hankyung.com
사진=진연수 한경닷컴 기자 jin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