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스 히딩크 네덜란드 대표팀 감독을 비롯한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들이 대한축구협회 신임 기술위원장으로 선임된 이용수 세종대 교수에게 힘을 실어줬다.

히딩크 감독과 박지성, 이영표는 25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정몽준 축구협회 명예회장과의 오찬에 앞서 취재진과 만났다. 히딩크 감독은 ‘어떤 감독이 새 대표팀 사령탑이 돼야 하느냐’는 질문에 “나는 지금 한국 축구에서 떨어져 있는 입장이어서 판단하기 힘들다”며 “다만 이 교수를 선임한 것은 올바른 선택이고 현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발걸음”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2002 한·일 월드컵 때 기술위원장을 맡아 히딩크 감독을 도와 4강 신화를 쓰는 데 힘을 보탰다.

히딩크 감독은 “이 교수는 축구를 발전시키는 데 대해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라며 “그에게 좋은 감독이 누구인지 검토할 시간을 충분히 주면 된다”고 덧붙였다. 이영표와 박지성도 이 교수를 향한 믿음과 기다림을 강조했다. 이영표는 “이상적인 사람을 찾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며 “기술위가 독립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성도 “이 교수는 이미 기술위원장을 한 번 했던 분이라 한국 축구에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있을 것”이라며 “감독이 자신만의 색깔을 낼 수 있도록 시간을 보장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술위는 한국 축구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고 각급 국가대표의 경기력 향상 방안을 모색하는 기구다. 하지만 2014 브라질 월드컵 준비 과정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축구협회는 지난 24일 황보관 전 기술위원장 후임으로 이 교수를 선임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