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한 유병언 전 회장에 대한 부실한 초동수사로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는 검찰과 경찰은 25일 유대균 씨와 박수경 씨 검거를 놓고도 미묘한 신경전을 벌여 빈축을 샀다.

인천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이날 오후 유씨 등을 검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검찰 관계자는 “경찰이 유씨를 붙잡은 것은 맞지만 전날 인천지검에 상주하는 경찰 연락관을 통해 구원파 신도들의 친척 명의 부동산을 뒤지라고 지시했고, 수도요금 등도 우리가 살피라고 했던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검찰이 신도들의 친인척 부동산 현황 자료를 주긴 했지만, 유씨를 검거한 오피스텔은 포함돼 있지 않았다”며 “이 오피스텔은 경찰이 꾸준히 추적해 왔던 곳”이라고 반박했다.

검·경은 유씨의 신병을 두고 감정싸움을 벌였다. 유씨 체포 소식이 알려진 뒤 경찰은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로, 검찰은 인천지검으로 압송될 것이라고 언론사에 각각 다른 내용을 공지했다. 결국 유씨와 박씨는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에 먼저 도착해 잠시 머물다 10분여 만에 인천지검으로 이송됐다. 이 과정에서 두 번씩이나 취재진 앞에 서는 이례적이고 곤혹스러운 장면이 연출됐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