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니, 우리가 이겼어” > 박인비(오른쪽)와 유소연이 27일 미국 LPGA투어 인터내셔널크라운 셋째날 미국과의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한 뒤 껴안으며 축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언니, 우리가 이겼어” > 박인비(오른쪽)와 유소연이 27일 미국 LPGA투어 인터내셔널크라운 셋째날 미국과의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한 뒤 껴안으며 축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LPGA투어가 2016 브라질 올림픽을 앞두고 의욕적으로 출범시킨 국가대항전 ‘인터내셔널크라운’(총상금 160만달러·우승상금 40만달러)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인 미국이 탈락했다.

A조 톱시드 미국과 B조 톱시드 한국은 27일(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오잉스밀스의 케이브스밸리GC(파71·6628야드)에서 열린 대회 셋째날 각각 조 3위를 기록, 서든데스 플레이오프를 펼쳤다. 플레이오프 첫 번째 홀에서 한국은 미국을 꺾고 마지막 한 장 남은 결승 티켓을 거머쥐었다. 결승에는 한국을 비롯해 B조 1, 2위인 일본과 스웨덴, A조 1, 2위 태국과 스페인이 진출했다.

박인비, 유소연 나란히 버디 낚아 승리

한국은 박인비와 유소연, 미국은 크리스티 커와 렉시 톰슨이 플레이오프 주자로 나왔다. 톰슨과 커는 연장 첫 번째 홀인 16번홀(파5·466야드)에서 장타를 뿜어내며 모두 ‘2온’이 가능한 위치로 공을 보냈다. 박인비는 ‘3온’ 작전을 펼쳐 70야드 지점에서 세 번째 샷을 홀 1.5m 지점에 떨군 뒤 버디로 연결시켰다. 박인비는 “마지막 퍼트는 내 인생에서 가장 긴장된 순간이었다”고 털어놨다. 유소연은 두 번째 샷한 공이 그린 앞 턱을 맞고 굴러 내려왔으나 세 번째 샷을 홀 바로 옆에 붙여 ‘탭인 버디’를 낚았다.

커는 두 번째 샷이 홀을 훌쩍 지나쳤으나 침착하게 2퍼트로 마무리하며 버디를 잡았다. 그러나 티샷을 가장 멀리 친 톰슨은 아이언으로 ‘2온’을 노렸으나 그린 프린지에 떨어진 공이 백스핀을 먹고 그린 앞으로 흘러내리고 말았다. 톰슨은 웨지로 세 번째 샷을 하려다 퍼터로 바꿨다. 퍼터로 친 공은 그린에 간신히 오른 뒤 멈췄고 4m 버디 퍼트가 홀을 외면하면서 무릎을 꿇었다.

미국은 이날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태국과 1승1패를 기록, A조 3위(승점 6)로 밀렸다. 한국은 일본과의 경기에서 1승1패로 승점 2를 보태는 데 그쳐 B조 3위(승점 6)에 머물렀다.

일본의 ‘매직샷’에 발목 잡혀

한국 女골프, 美 꺾고 결승행 '막차' 탔다
박인비-유소연은 히가 마미코-미야자토 미카를 상대로 4&3(3홀 남기고 4홀 차)로 완승을 거뒀다. 그러나 최나연-김인경이 미야자토 아이-요코미네 사쿠라에게 3&2로 완패했다. 이 때문에 각조 2위까지 주는 결승 직행 티켓을 놓친 한국은 A조 3위인 미국과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했다.

최나연-김인경은 1홀 차로 앞선 채 전반을 마쳤다. 그러나 요코미네와 미야자토가 믿기지 않는 ‘매직 샷’을 연달아 성공시키며 승부의 추가 급격히 기울기 시작했다. 요코미네는 10번홀(파4·432야드)에서 두 번째 샷한 공이 그대로 홀로 빨려들어가는 이글을 성공시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요코미네와 미야자토는 11번홀에서 나란히 버디를 노획하며 처음으로 앞서기 시작했다. 이어 요코미네가 12번홀(파5) 그린 프린지에서 20m가 넘는 어프로치샷 버디를 집어넣으며 2홀 차로 앞섰다. 이에 그치지 않고 미야자토는 14번홀(파4) 그린 사이드 벙커에서 벙커샷한 공을 그대로 홀인시켜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한국, 최종일 역전 우승 도전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승점 6을 얻는 데 그쳐 결승 진출 5개국 중 5위다. 일본이 승점 8로 1위를 달렸고 스페인과 태국, 스웨덴이 승점 7로 뒤를 이었다.

마지막날 경기는 각팀 4명의 선수가 다른 4개국 선수들과 1 대 1로 맞붙는 싱글 매치플레이 방식으로 열린다. 이기면 승점 2, 비기면 승점 1, 지면 점수가 없다. 한국은 일본에 승점 2가 뒤진 불리한 상황에서 역전을 노려야 한다.

마지막날 ‘에이스’ 박인비가 가장 먼저 출격한다. 사흘간 포볼 매치플레이에서 2승1패를 기록한 박인비는 스웨덴의 카롤리네 헤드발과 대결을 벌인다. 김인경은 포나농 파트룸(태국), 최나연은 카를로타 시간다(스페인), 유소연은 요코미네와 차례로 맞붙는다. 마지막날 승점이 같은 팀이 나오면 각팀 1명의 선수가 서든데스 플레이오프를 치러 승자를 가린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