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중국에 희토류 대량 수출
북한이 최근 두 달 새 첨단제품 생산에 쓰이는 지하자원인 희토류를 중국에 대량으로 수출했다. 북한이 벌이는 희토류 개발 사업이 본격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북한은 올해 5월과 6월 두 달간 희토류 총 6만2662㎏, 수출 금액으로는 187만9000달러(약 19억3000만원)어치를 중국에 수출했다. 금액 기준으로 북한이 작년 한 해 중국에 수출한 희토류(2만4984달러)의 75배에 달하는 양이다.

희토류는 세라믹 콘덴서, 자동차 부품용 영구자석, 원자로 제어체 등 첨단 제조업에 쓰이는 고부가 희귀 광물을 말한다. 북한은 전 지역에 걸쳐 수천만~수억t의 고품위(정제하기 쉬운) 희토류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랴오닝과 지린 산업단지에 있는 기업들은 매년 북한에서 수백~수만달러어치의 희토류를 수입해왔다.

북한이 본격적인 희토류 대량 생산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북한 조선천연자원무역회사는 작년 12월 영국계 사모펀드인 SRE미네랄스와 합작사를 만들고 평안북도 정주에서 향후 25년간 희토류를 공동 개발한다고 발표했다.

북·중 관계가 악화되면서 북한의 대(對)중국 수출액이 줄었음에도 희토류 수출만은 증가한 점도 주목된다. 북한이 기존 주요 수출 품목인 철광석과 무연탄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희토류를 수출하면서 품목을 다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북한의 올해 1~6월 대중국 수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3.9% 줄어든 13억1100만달러를 기록했다.

현재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 중 90% 이상이 중국에서 채굴된다. 중국이 북한산(産) 희토류를 수입한다는 것은 그만큼 북한 희토류의 경제성이 높다는 점을 의미한다는 해석도 있다.

최경수 북한자원연구소 소장은 “생산량이 늘어서 수출량도 커졌다고 볼 수 있지만, 소규모 공장에서 재고를 한번에 수출했을 가능성도 있다”며 “북한이 본격적으로 희토류 생산을 시작했는지는 수출량을 두세 달 더 지켜보면 판가름이 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