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CCTV에 찍힌 유대균 씨(왼쪽)와 박수경 씨(오른쪽) 연행 모습. 연합뉴스
지난 25일 CCTV에 찍힌 유대균 씨(왼쪽)와 박수경 씨(오른쪽) 연행 모습. 연합뉴스
검찰이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남 대균씨(44)와 도피 조력자 박수경 씨(34)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이를 계기로 유씨 일가 경영 비리 수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대균씨가 비리의 ‘몸통’이 아니었던 만큼 정확한 진상 규명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27일 오후 대균씨에 대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사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또 지난 4월부터 3개월가량 대균씨와 함께 오피스텔에 은신하며 도피를 도운 박씨와 이들이 숨은 오피스텔을 제공한 하모씨(35·여)에 대해서도 범인 은닉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 관계자는 “대균씨는 청해진해운과 관계 회사에 대한 횡령·배임 혐의액수가 크고 장기간 도피하는 등 죄질이 나빠 영장을 청구했다”며 “박씨는 고심을 많이 했으나 국민적 관심이 지대한 중요 피의자를 도피 시작 단계부터 검거 전까지 조력하는 등 사안이 중해 함께 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대균씨에게 적용된 횡령·배임 액수는 당초 집계했던 56억원보다 늘어난 99억원 정도로 이 중 35억원은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25일 오후 경찰이 이들 세 명을 경기 용인시 상현동 모 오피스텔에서 검거해 신병을 인도한 이후 26일부터 이날까지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대균씨는 “정당하게 돈을 받았다”고 혐의를 부인하면서 “세월호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는 걸 보고 이전에 아버지가 고초를 당했던 사건(오대양 사건)이 생각나 도피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4월21일부터 검거 당일까지 3개월간 집 밖으로 나오지 않았으며 주로 하씨가 사다 준 만두를 먹으며 버텨온 것으로 조사됐다. 대균씨는 3개월 동안 체중이 20㎏ 빠졌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들에 대해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자세한 도피 과정 및 계열사 경영 비리 혐의 등을 보다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인천=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