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단백질을 이용해 부작용 없이 치매를 치료할 수 있는 신약이 개발된다.

김명옥 경상대 생물학과 교수(치매제어기술개발연구팀장)는 28일 제약업체인 한국파마와 치매치료용 천연단백질 기술 이전 계약을 맺었다. 계약금 20억원에 매출의 6%를 기술료로 받는 조건이다.

지금까지 나온 치매 치료제는 화학물질을 합성한 방식이어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고 병의 진행 속도를 조금 늦추는 효과를 보이는 데 그쳤다. 국내에는 65세 이상 인구 613만명 가운데 10% 수준인 58만6000명이 치매를 앓고 있다. 세계적으로는 치매 환자가 6000만명에 달한다.

치매는 뇌신경이 파괴돼 기억, 언어, 행동 등의 장애를 겪는 증상이다. 연구팀은 식물 잎에서 추출한 천연 단백질을 이용해 치료 물질을 개발했다. 화학합성물질에 비해 독성, 부작용의 우려가 작은 게 장점이다.

치매에 걸린 동물에 천연 단백물질을 투여한 결과 신경세포를 연결하는 시냅스의 신호 전달을 촉진하고 뇌세포 사멸, 아밀로이드 플라크 생성 등을 억제하는 효과를 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한국파마에 이전한 원천기술과 관련해 국내는 물론 미국과 유럽 30개국에서 특허를 출원했다.

김 교수는 “천연단백질을 이용하기 때문에 3~5년이면 신약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며 “30조원 규모의 세계 치매 치료제 시장을 선점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