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과 KDB금융지주 관계자들은 29일 “김 사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내년 3월 말 등기이사 임기가 만료될 예정이던 김 사장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2년1개월 만에 물러나게 된다.
증권업계에선 김 사장이 그동안 △대우증권의 해외 비즈니스 확대 △중국 현지 증권사 인수합병(M&A) △대우증권의 인력 구조조정 수준 △중국고섬 투자자들이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 1심 패소 후속 업무 처리 등 다양한 업무 추진 과정에서 KDB금융지주와 갈등을 빚자 급기야 자진 사임을 결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김 사장이 2012년 6월 취임 이후 추진한 핵심 경영 전략인 글로벌 사업 문제를 놓고 KDB금융지주와 마찰을 일으킨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인도네시아 등 성장성이 큰 이머징마켓에는 현지 진출해 브로커리지·자산관리·투자은행(IB)을 아우르는 종합증권사로 육성하고, 선진국에선 부실채권·부동산 등 개별 프로젝트를 발굴해 자기자본투자(PI)를 확대하는 ‘지역별 맞춤 전략’까지 수립하고 해외 사업을 추진하려 했다. 하지만 KDB금융지주는 해외 사업 리스크가 크다는 등의 이유로 여러 프로젝트에 제동을 걸었다는 것이다.
후임 사장은 내부 임원 중에서 승진시키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KDB금융지주가 이르면 올 연말이나 늦어도 내년 중 대우증권을 매각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외부 공모에 유능한 최고경영자(CEO) 후보가 지원할 가능성이 낮아서다. 새 사장 후보로는 이삼규 수석부사장과 정태영·홍성국·황준호 부사장 등 부사장급 이상 임원들이 우선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