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의 파죽지세를 측면지원하고 있는 '큰손' 기관투자가들이 최근 자동차, 은행, 소재 업종에 지갑을 열고 있다.

증권 전문가들은 증시가 상승 기류를 탄 지금 시장 색깔에 부합한 종목 선택이 필요하다며 기관 자금의 이동이 민감한 업종을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그간 코스피를 외면하던 기관이 매도에서 매수로 돌아선 지난 25일부터 29일까지 가장 많이 쓸어담은 종목은 기아차로 집계됐다.

기관은 사흘 간의 거래일 동안 기아차 주식 1080억 원 어치를 사들였다. 이에 힘입어 기아차 주가는 8% 넘게 껑충 뛰었다.

기아차와 함께 자동차株 3인방 중 하나로 꼽히는 현대모비스 주식도 515억 원 어치를 담았다. 같은 기간 이 회사 주가 역시 5% 이상 상승했다.

기관은 또 기업은행KB금융, 우리금융 등 주요 은행에도 러브콜을 보냈다. 사흘 간 기업은행 주식 494억 원, KB금융 430억 원, 우리금융 200억 원 어치를 각각 매수했다.

소재업종에도 관심을 둬, 현대제철은 691억 원, 포스코(POSCO)는 398억 원 어치를 사들였다.

송동헌 동부증권 연구원은 "증시는 상승하고 국내 증시 자금은 한정돼 있는 상황에서 자금 이동과 쏠림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자동차를 비롯해 상대적으로 기대치와 물량 부담이 낮은 금융, 소재 업종 등에 기관 매수가 집중되며 가파른 주가 강세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같은 움직임이 "외국인 매수에 의존하던 7월 이전과는 다른 양상"이라며 "이들 업종 경우 실적 발표가 대부분 마무리돼 단기 악재 가능성이 낮아진 점도 긍정적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김진영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자동차, 소재(철강, 화학), 은행 등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수준)은 과거 5년 주가순자산비율(PBR)밴드 하단을 차지한다"며 "여전히 가격 매력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신흥국 경기회복을 감안할 때 소재주는 일차적 수혜를 기대할 수 있고, 은행주는 주택시장 정상화 과정에서 성장 가능성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다만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을 고려한 조정 시 매수 전략이 유리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