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질병 ‘무풍지대’에 있는 한우 가격이 추석을 한 달여 앞두고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올 들어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병했던 돼지고기와 닭고기값은 하락하고 있다.

30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한우 1등급 ㎏당 도매가격은 29일 기준 1만4200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7월 평균 가격에 비해 13.7% 올랐다. 부위별로는 안심이 4만9431원에서 5만4926원으로 11.1%, 갈비가 1만1813원에서 1만3697원으로 15.9% 뛰었다.

한우 가격 오름세는 한 달 이상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형우 농업관측센터 연구원은 “다음달 한우 1등급 ㎏당 도매가격은 최대 1만6000원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추석 수요가 몰리면 예상치를 웃돌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올 들어 발병한 구제역과 AI의 영향으로 소비자들이 돼지고기와 닭고기 대신 소고기를 사면서 가격이 오르는 것으로 분석했다. 전국한우협회를 중심으로 벌인 암소 감축 사업도 가격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올 들어 초강세를 보이다가 이달 중순 구제역 발병이 확인된 이후 값이 떨어지고 있다. 29일 기준 돼지고기 탕박(도축 과정에서 껍질을 제거하지 않은 상태) ㎏당 도매가격은 4503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5872원까지 치솟은 데 비해 23.3% 값이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돼지고기 가격은 구제역 확산 여부에 좌우될 것으로 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등 방역 당국은 “최근 발병한 구제역이 국내에서 백신을 보유한 유형이기 때문에 확산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연초부터 AI로 인해 값이 떨어지기 시작한 닭고기는 30일 ㎏당 소매가격이 4944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에 비해서 16.7%, 작년에 비해서는 22.9% 하락했다. 한국계육협회는 최근 닭의 생산성이 전년 대비 11% 증가하는 등 초과공급 상황이 이어져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