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필수 가전으로 떠오른 제습기 판매량이 올해는 마른 장마 영향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3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2012년 45만대 수준이었던 제습기 시장 규모는 지난해 130만대 수준으로 두 배 가까이 급성장했다.

애초 올해 시장 규모는 200만∼250대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도 제습기 '대박 행진'이 이어지리라 보고 제습기 업체들은 생산 물량을 늘리고, 유통업체들은 앞다퉈 물량 확보에 나섰지만 업계의 예상은 빗나갔다.

GS샵은 예년보다 이른 4월 30일에 제습기 판매 홈쇼핑 방송을 개시했다.

5월까지는 판매 성적이 나쁘지 않았다. 작년에 제습기를 마련하지 않은 고객들의 수요가 몰려 주 4회 이상 방송해도 시간당 500∼800대가 팔렸다.

그러나 본격적인 장마철인 6∼7월에 비가 오지 않으면서 이 기간 제습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30% 감소했다.

매출이 줄자 편성도 축소했다. 작년에는 제습기를 첫 방송일(5월 19일)부터 7월 18일까지 42회 방송했는데, 올해는 같은 기간 34회 방송에 그쳤다.

이마트에서도 올해 5∼7월 3개월간 제습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 감소했다.

6월은 -2.4%, 7월은 -19.1%로 제습기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역 신장했다. 정작 제습기가 잘 팔려야 할 6월 중순 이후 비 소식이 뜸했기 때문이다.

하이마트의 7월 제습기 판매량도 영남·호남·제주 등 상대적으로 비가 많이 온 남부지방에서만 작년 같은 기간보다 15% 정도 줄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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