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무선사업 실적 개선 불투명" 이례적 전망… 왜?
[ 김민성 기자 ] 삼성전자가 2분기 확정 실적 발표를 통해 하반기 무선사업 부문 실적 개선 가능성이 불투명하다고 발표했다. 향후 실적 전망은 시장에 긍정적 신호를 주로 보내왔던 삼성전자가 이례적으로 회사 무선사업을 총괄하는 IT·모바일(IM) 부문에 대해 부정적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31일 삼성전자는 2분기 확정 실적 발표를 통해 매출 52조3500억 원, 영업이익 7조190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 중 무선 사업 부문인 정보기술·모바일(IM) 부문 영업이익은 4조4200억 원에 머물렀다.

이는 삼성전자 IM부문이 마지막으로 4조 원대 영업익을 냈던 2012년 1분기(4조1800억 원) 및 2분기(4조1300억 원), 2년 전 실적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IM부문은 2012년 3분기부터 5조 원대 영업익에 올라선 뒤 지난 1분기까지 6조 원대 실적을 내온 효자 사업이었다.

더욱이 삼성전자는 향후 실적 전망에 대해 "시장 경쟁 심화에 따라 실적 개선 가능성은 불투명해 보인다"고 확인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 혁신적인 플래그십 신모델을 출시하고, 중저가 시장에는 제품·가격 경쟁력을 갖춘 라인업을 강화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할 방침이지만 실적 개선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는 뜻이다.

이는 지난 4월 스마트폰 시장 침체 우려로 몸살을 앓았던 지난 1분기 확정 영업익 발표 때 분위기보다 더 어두워진 것이다. 당시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 판매량이 꺾이면서 고가 스마트폰 수요 정체 우려가 커지고, 경기회복 불확실성으로 올해도 전 세계 고가 스마트폰 수요가 정체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1분기 영업이익 악화 우려 속에서도 IM부문이 6조4300억 원을 기록하자 스마트폰 성장 둔화 우려를 씻어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실적을 냈던 지난해의 1분기 영업이익(6조5100억 원)과 1.2% 밖에 차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무선사업 실적 개선 불투명" 이례적 전망… 왜?
그러나 3개월 만에 삼성전자 스마트폰 위기감을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삼성전자는 IM부문 실적 악화 배경에 대해 "2분기 계절적 비수기 속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업체간의 경쟁이 심화했다" 며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판매 감소와 재고 감축을 위한 비용 증가, 모바일 AP 거래선 수요 약세로 인한 시스템LSI 사업 영향 등으로 전 분기 대비 실적이 감소됐다"고 설명했다.

중저가 모델의 재고가 증가하면서 판매가 감소하고, 동시에 수요가 약화하면서 태블릿까지 판매가 줄어들고 더불어 마케팅 비용은 증가하는 3중고에 빠졌다는 뜻이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 업체 간 경쟁 심화로 재고 처리 등에 어려움이 컸고, 유럽 시장에서도 유통 재고 부담이 가중됐다고 삼성전자 측은 밝혔다.

다만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성수기 효과로 스마트폰 및 태블릿 수요가 성장할 것이라는 예상은 덧붙였다. 또 본격 성장이 예상되는 중국 LTE 시장에서 프리미엄에서 보급형 제품까지 경쟁력을 더욱 높여 하반기 시장 성장에 적극 대응할 계획도 추가 발표했다.태블릿은 신형 태블릿 '갤럭시 탭S'의 글로벌 판매를 적극 전개하고, 유통역량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기어' 모델 라인업으로 대표되는 스마트시계, 스마트안경 등 웨어러블(착용형) 제품 시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향후 본격 성장이 기대되는 웨어러블 시장 주도를 위해 보다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확보해 새로운 성장 모멘텀으로 키울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mean_R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