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과 러시아의 정상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중재안을 비밀리에 논의하고 있다고 일간 인디펜던트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마련중인 평화안은 우크라이나 국경의 안정화와 우크라이나에 대한 강력한 경제적 지원에 초점을 두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안정적인 가스 공급을 담보하는 새 에너지 협정 체결 문제도 논의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는 그러나 국제사회가 크림공화국의 독립과 러시아의 크림 병합을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 영국 외무부 관계자는 독일과 러시아 간 협상이 진행되는지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다면서 미국이나 영국이 러시아의 크림 지배를 인정하는데 동의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서방국가들은 크림의 독립 선언과 러시아의 크림 병합을 국제법 위반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번 비밀 협상에 정통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중재안은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의 안정화를 위해 러시아가 분리주의 반군에 대한 재정·군사적 지원을 중단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우크라이나 정부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 신청을 포기하는 대신 러시아도 우크라이나와 유럽연합(EU)이 최근 체결한 협력협정에 따른 새로운 무역관계를 차단하거나 간섭하지 않는다는 조항도 포함됐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경제 지원책으로는 러시아의 국영 가스회사인 가스프롬과의 장기 계약을 통해 안정적인 가스 공급과 가격 유지를 보장하는 방안이 담겼다.

아울러 지난 3월 크림의 독립 투표 이후 우크라이나가 손실을 본 러시아 흑해함대의 세바스토폴항 주둔 비용을 보상하는 방안도 중재안에 포함됐다.

이번 협상에 참여한 인사는 "우크라이나의 긴장 상황과 러시아의 고립이 누구에게도 이득이 되지 않기 때문에 메르켈 총리가 분쟁을 해결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메르켈과 푸틴 간 논의는 현재 말레이시아 여객기 피격 사건의 여파로 중단된 상태다.

한 관계자는 "협상안은 아직 검토 중이며 현재로서는 유일한 방안"이라며 "협상이 여객기 피격사건으로 지연되고 있지만 여객기 조사가 원활히 진행되면 협상도 재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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