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능력평가 49위인 동아건설산업이 장기간의 부동산경기 침체로 인한 실적 부진을 이기지 못하고 6년 만에 또다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올 들어 시공능력평가 100위 내 건설사 중 법정관리를 신청한 곳은 대한전선 계열의 티이씨건설(75위)에 이어 두 번째다.

동아건설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 신청과 재산 보전 처분 및 포괄적 금지 명령을 요청했다고 31일 발표했다. 법원은 서류심사를 거쳐 정리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한다.

1945년 충남토건사로 출발한 동아건설은 70여년간 국내 건설산업과 역사를 같이한 대표적 건설사다. 도로 교량 항만 주택 플랜트 원자력발전소 등 국가 기간산업 분야에 다양한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1983년 단일 공사로는 세계 최대인 리비아 대수로공사도 수주했다. 하지만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경영난에 직면, 2000년 법정관리 대상기업으로 결정됐고 이듬해 파산 선고를 받았다.

동아건설은 2008년 법정관리에서 벗어나 프라임개발에 인수된 뒤 경기 고양시 한류월드 사업을 추진하는 등 활기를 찾는 듯했다. 그러나 이듬해 직원의 1900억원대 횡령 사건이 터진 데다 부동산경기 침체로 상당수 주택사업이 부실화되는 등 악재가 이어졌다. 서울 용산 더프라임과 경기 동두천 지행동 아파트 건축 공사에서 미수금이 대거 발생하고 지체보상금도 크게 늘었다. 이뿐만 아니라 각종 소송에도 휘말렸다.

모회사인 프라임개발도 2011년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에 들어갔다. 최근 동아건설과 설계업체인 삼안 매각을 추진했지만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