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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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43)은 두 자녀를 둔 워킹맘이다. 2009년 한국인터넷진흥원장으로 임명됐을 당시 첫째 아이를 출산한 지 불과 1주일이 지났을 때였다. 업무 파악을 위해 산후조리원에서 노트북을 끌어안고 살다시피 했다. 2012년 19대 총선 때는 둘째를 임신한 만삭의 몸으로 재선에 성공했고 등원 직후 출산했다. 국회의원 시절엔 매일 첫째 딸과 함께 국회로 출근해 국회 어린이집에 맡겼다.

김 장관은 3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더 이상 저처럼 육아휴직이나 산후조리도 못 하면서 아이를 키우는 사람이 없도록 하는 게 제게 주어진 임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16일 여가부 장관에 취임하면서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선 이후 최연소 장관 기록을 경신했다.

▷취임사에서 ‘작지만 강한 부처’를 강조했다.

“지난 30일 경제관계장관회의가 열렸는데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따로 만나 여가부 사업을 신경써달라고 했다. 아이돌보미, 새일센터 확대 및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등에 적잖은 예산이 소요된다. 다른 부처 장관을 만나 협조를 요청하는 한편 부처 예산도 정교하게 짤 계획이다.”

▷취임 후 첫 행보로 청소년수련원을 다녀왔다.

“부모들이 가장 원하는 건 안전하고 건강한 사회다. 학교나 학원 외에도 수련원 등 청소년들이 안심하고 쉴 공간이 많아져야 한다. 여가부의 인증을 받은 청소년수련원은 안전하다는 인식을 심어줄 것이다.”

▷강제적 셧다운제 논란이 여전하다.

“16세 미만의 청소년에게 심야시간의 인터넷 게임 제공을 제한하는 셧다운제에 대해선 소신은 있지만 답을 내리긴 어렵다. 다만 지난 4월 셧다운제가 합헌 결정을 받은 만큼 정책입안자로서 여유가 생겼다. 제도를 유지하든 폐지하든 민간 전문가들과 함께 결정할 것이다. 게임 중독을 막는 것도 중요하고, 청소년의 자기 결정권도 중요하다. 여가부는 셧다운제에 대해 열려있는 자세로 운영할 것이다.”

▷군가산점제 부활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군가산점은 이미 위헌 판결을 받았기 때문에 다시 논의하는 것은 맞지 않다. 군가산점제의 혜택을 받은 군 제대자는 전체의 1%에 불과하다. 남녀 관점을 떠나 모든 군 복무자들이 혜택을 받는 게 아니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군 복무자들을 자랑스러워하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는 점이다. 여가부도 이런 분위기 조성에 앞장설 것이고, 직접 추진할 수 있는 게 있다면 할 것이다.”

▷어떤 보상이 필요한가.

“우선 현재 군 복무를 하고 있는 사병들의 월급 현실화가 필요하다.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하다. 또 군 복무자들의 군 경력을 사회에서도 경력으로 인정해 줘야 한다. 공공기관뿐 아니라 민간 기업에서도 군 경력을 호봉으로 인정해 줄 필요가 있다.”

▷두 자녀를 둔 워킹맘이다.

“지금까지 아이들 때문에 일을 게을리한 적은 없지만 가정은 잘… . 산후조리와 육아휴직도 제대로 못했다. 더이상 나처럼 아이 키우는 사람이 없도록 하는 게 저의 임무다. 경력단절여성들이 재취업했을 때 곧바로 양질의 일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다. 다만 초기 몇 년간을 견뎌낸다면 나중에 충분히 월급이 늘어나는 시기가 온다. 여성들이 초반 힘든 시간을 견뎌낼 수 있도록 여가부도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