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다가오지 마세요…떠나갈 거라면
누구나 한 번은 사랑을 한다. 우연한 만남에서 시작해 서로에게 의지하며 기쁜 일, 슬픈 일을 같이하고 사랑을 키운다. 그러다 사소한 오해와 다툼으로 멀어지고 이별한다. 새로운 사랑을 만든 이도 있고 다 잊은 듯 살다가 예전 흔적과 마주쳐 한참을 서 있던 날도 있다. 사랑과 추억은 오늘을 사는 사람들에겐 일상과도 같다. 그런 감정의 순간들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짧게 담아내 화제가 된 《감성제곱》이 같은 제목의 책으로 나왔다.

책은 사랑의 감정선을 따라 만들어진 92개의 짧은 이야기로 구성돼 있다. 1부 ‘사랑×사랑’은 사랑을 하는 이유, 두근거림, 떨림, 설렘, 고백에 관한 감정을 따뜻하게 그렸다. “지하철 문에 적혀 있는 경고마냥 누구도 다가오지 말라며 커다란 팻말을 세워놓는 이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누구도 내 옆으로 오지 마라며 막아서는 글이 아니라 다가올 거라면, 내 곁으로 올 것이라면 떠나가지 말라는 호소의 말이다.”

[책마을] 다가오지 마세요…떠나갈 거라면
2부 ‘사랑×눈물’에선 사랑 때문에 아팠던 마음, 다툼과 이별에 관한 감상을 스치듯 담았다. “서로의 생각을 모르기에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음에도 다르다고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는 저자의 한마디는 연인 사이의 오해와 불신이 어떻게 생기는지, 그 해결은 뭔지 간략하지만 정확하게 짚었다.

이별한 뒤 마음속에서 사라졌다고 생각했지만 불쑥 튀어나오는 옛 추억은 어찌할 수 없다. ‘사랑×기억’은 이별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작은 위로를 건넨다. 사랑 이야기 말고도 살면서 누구나 겪었을 법한 일들을 재치있게 잡아냈다. 마음을 울리는 글과 함께 저자가 직접 그린 그림도 독자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유난히 감수성이 풍부하단 말을 많이 들었던 저자는 사랑에 대한 감정을 홀로 쓰고 그리다 이를 페이스북과 카카오스토리 등에 올리기 시작했다. 이제 카카오스토리에서 그의 글을 구독하는 사람은 12만명에 이른다. 한 번에 쭉 읽어 나가기보다 일기장처럼 하루에 한 쪽씩 펼쳐 읽으면 좋을 책이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