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재·보선 이후] "순천·곡성도 발전 좀 될랑가…野 무능·오만에 이정현 찍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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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혁명 드라마' 쓴 순천·곡성 민심 들어보니
'예산폭탄' 막겠다는 野 중진 발언에 표심 돌아서
'미워도 야당' 여전…"李의원 하는거 두고봐야지"
'예산폭탄' 막겠다는 野 중진 발언에 표심 돌아서
'미워도 야당' 여전…"李의원 하는거 두고봐야지"
“선거를 통해 이렇게 후련해 보기는 처음이다.” “설마했더니 기어코 당선됐네. 이제 지역 발전 좀 기대해도 될랑가?”
31일 오전 전남 순천시 서면 개인톨게이트 충전소. 순천시내 개인택시 기사들이 주로 이용하는 이곳 충전소에는 운전기사들이 삼삼오오 모여 순천·곡성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의 선거 드라마로 이야기꽃을 피웠다.
개인택시 기사 박윤성 씨는 “선거 때마다 민주당(새정치민주연합)을 찍었지만 선거가 끝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얼굴을 바꾸기 일쑤였다”며 “새누리당을 지지하지는 않지만 정권의 무능과 독선보다는 야당의 무능과 오만이 더 시급히 고쳐져야 한다는 생각에 이 의원을 찍었다”고 말했다.
송하윤 개인택시운송조합 순천지부장도 “지역 현안으로 목포와 경합 중인 순천대 의대 신설도 서갑원 새정치연합 후보가 됐다면 목포의 박지원 새정치연합 의원에게 기가 눌려 제대로 추진되지 못할 것”이라며 “택시기사들 사이에서는 일찍부터 이 의원이 대세였다”고 했다. 이 의원은 고향인 곡성에서 압승을 거뒀을 뿐만 아니라 서 후보의 고향인 순천에서도 서 후보에게 9%포인트가량 앞섰다. 유권자 수를 비교하면 곡성은 2만6000여명, 순천은 21만여명이어서 서 후보가 당선되리라는 예측이 많았다.
선거 대이변을 연출한 순천·곡성 지역민 사이에서는 “지역을 위해 노력했던 이 의원의 인물 됨됨이를 보고 밀었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순천 중앙시장에서 종합악기점을 운영하는 윤영권 씨는 “선거기간에 이 의원의 모습은 자주 보였던 반면 서 후보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며 “서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내려온 새정치연합 모 중진 의원이 이 의원의 ‘예산폭탄’ 약속에 그렇게 되지 않도록 막을 것이라고 발언한 게 알려지면서 지역표심이 많이 돌아섰다”고 말했다.
율촌지방산단 내 금속구조물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기형도 사장은 “여수 광양 순천만 합쳐서 인구가 70만명으로 경제 규모도 작지 않은 데 반해 교통 인프라 등이 너무 낙후된 상태”라며 “그동안 야당의 일당독점으로 전남 서부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돼왔다는 피해의식이 이 의원 지지표로 연결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의원의 당선에는 그의 지역발전 공약, 새정치연합의 안일한 선거대책 그리고 내분을 빚고 있는 야당에 대한 염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여론도 나오고 있다. 서 후보와 라이벌 관계인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지지자들이 이 의원 쪽으로 돌아선 것도 당선에 큰 영향을 미쳤다.
지역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서 후보와 노 전 시장이 사사건건 갈등을 빚는 바람에 순천정원박람회 등의 현안이 차질을 빚었다”며 “이 때문에 그동안 순천에서는 두 차례에 걸쳐 무소속 후보가 내리 시장에 당선되고 지난 총선에서는 통합진보당 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누르는 등 반민주당 정서가 지속돼왔다”고 설명했다.
조례동 먹자골목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신영옥 씨는 “이 의원에 대한 기대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많은 주민 마음속엔 여전히 ‘미워도 야당’이 자리하고 있다”며 “이 의원이 임기 2년 동안 하기에 따라 여론은 얼마든지 과거로 돌아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선명 순천대 행정학과 교수는 “이번 순천 선거는 표심이 공허한 정치논제보다는 보다 현실 쪽으로 움직이고 있음이 드러났다”며 “지역 정가도 이제 경쟁체제를 통해 건전하게 발전하는 계기를 마련한 일대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순천=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
31일 오전 전남 순천시 서면 개인톨게이트 충전소. 순천시내 개인택시 기사들이 주로 이용하는 이곳 충전소에는 운전기사들이 삼삼오오 모여 순천·곡성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의 선거 드라마로 이야기꽃을 피웠다.
개인택시 기사 박윤성 씨는 “선거 때마다 민주당(새정치민주연합)을 찍었지만 선거가 끝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얼굴을 바꾸기 일쑤였다”며 “새누리당을 지지하지는 않지만 정권의 무능과 독선보다는 야당의 무능과 오만이 더 시급히 고쳐져야 한다는 생각에 이 의원을 찍었다”고 말했다.
송하윤 개인택시운송조합 순천지부장도 “지역 현안으로 목포와 경합 중인 순천대 의대 신설도 서갑원 새정치연합 후보가 됐다면 목포의 박지원 새정치연합 의원에게 기가 눌려 제대로 추진되지 못할 것”이라며 “택시기사들 사이에서는 일찍부터 이 의원이 대세였다”고 했다. 이 의원은 고향인 곡성에서 압승을 거뒀을 뿐만 아니라 서 후보의 고향인 순천에서도 서 후보에게 9%포인트가량 앞섰다. 유권자 수를 비교하면 곡성은 2만6000여명, 순천은 21만여명이어서 서 후보가 당선되리라는 예측이 많았다.
선거 대이변을 연출한 순천·곡성 지역민 사이에서는 “지역을 위해 노력했던 이 의원의 인물 됨됨이를 보고 밀었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순천 중앙시장에서 종합악기점을 운영하는 윤영권 씨는 “선거기간에 이 의원의 모습은 자주 보였던 반면 서 후보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며 “서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내려온 새정치연합 모 중진 의원이 이 의원의 ‘예산폭탄’ 약속에 그렇게 되지 않도록 막을 것이라고 발언한 게 알려지면서 지역표심이 많이 돌아섰다”고 말했다.
율촌지방산단 내 금속구조물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기형도 사장은 “여수 광양 순천만 합쳐서 인구가 70만명으로 경제 규모도 작지 않은 데 반해 교통 인프라 등이 너무 낙후된 상태”라며 “그동안 야당의 일당독점으로 전남 서부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돼왔다는 피해의식이 이 의원 지지표로 연결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의원의 당선에는 그의 지역발전 공약, 새정치연합의 안일한 선거대책 그리고 내분을 빚고 있는 야당에 대한 염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여론도 나오고 있다. 서 후보와 라이벌 관계인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지지자들이 이 의원 쪽으로 돌아선 것도 당선에 큰 영향을 미쳤다.
지역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서 후보와 노 전 시장이 사사건건 갈등을 빚는 바람에 순천정원박람회 등의 현안이 차질을 빚었다”며 “이 때문에 그동안 순천에서는 두 차례에 걸쳐 무소속 후보가 내리 시장에 당선되고 지난 총선에서는 통합진보당 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누르는 등 반민주당 정서가 지속돼왔다”고 설명했다.
조례동 먹자골목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신영옥 씨는 “이 의원에 대한 기대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많은 주민 마음속엔 여전히 ‘미워도 야당’이 자리하고 있다”며 “이 의원이 임기 2년 동안 하기에 따라 여론은 얼마든지 과거로 돌아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선명 순천대 행정학과 교수는 “이번 순천 선거는 표심이 공허한 정치논제보다는 보다 현실 쪽으로 움직이고 있음이 드러났다”며 “지역 정가도 이제 경쟁체제를 통해 건전하게 발전하는 계기를 마련한 일대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순천=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