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窓] 지수 추가 상승 미국·실적에 달렸다
주가가 3년 만에 박스권을 뚫었다. 에너지가 충만해 있어 추가 상승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가를 끌어올린 원동력은 무엇일까. 많은 요인이 언급되고 있다. 공격적인 경기부양책을 꼽는가 하면 2분기 실적 바닥 얘기도 나온다. 배당정책을 거론하는 사람도 있다. 어느 정도 타당하지만 가장 큰 부분은 아시아 이머징마켓과 시장 사이의 ‘키맞추기’가 아닌가 싶다.

작년 4분기 이후 선진국 시장이 주춤하면서 아시아 지역으로 자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인도에서 시작된 상승이 올해 6월 대만까지 확대되자 아시아에서 한국 시장만 오르지 못하고 남아 있었다. 결국 한국 시장이 소외될 이유가 없어 상승에 동참한 것이다.

상승 요인은 앞으로 주가를 전망하는 단초가 된다. 주가가 올라 싼 가격의 이점이 사라질 경우 상승세가 약해질 수 있다.

한국 시장이 계속 오르기 위해서는 선진국 시장이 다시 한번 상승해야 한다. 미국 다우지수가 20,000을 넘는 경우를 생각해볼 수 있다. 그게 아니라면 경제와 기업실적이 좋아져야 한다. 박스권을 뚫는 건 유동성의 영역이지만 상승 추세를 유지하는 힘은 펀더멘털에 있기 때문이다.

2분기 실적이 바닥을 친 건 분명하지만 회복이 어느 정도일지는 미지수다. 전체 실적이 늘어나려면 그동안 이익을 떨어뜨려온 조선, 철강, 은행 등 업황이 좋아져야 하는데 쉽지 않다. 최악의 경우 이익이 바닥을 친 후 크게 늘어나지 않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주가가 벽을 뚫고 나왔지만 계속 오르기보다 박스권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정도에 그치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 경우 주가가 머무는 곳은 사상 최고치가 고점이 되고 2050이 바닥이 되는 지점일 것이다.

이종우 <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