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의 강도 높은 러시아 제재가 미국과 유럽 기업에 부메랑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러시아 시장에 진출했거나 러시아 기업에 투자한 기업들은 줄줄이 실적 전망치를 내리는 모습이다.

독일 스포츠용품 회사 아디다스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독일 증시에서 주가가 15.6% 급락했다. 아디다스가 러시아 매출 하락을 이유로 순익 전망치를 종전 8억3000만~9억3000만유로에서 6억5000만유로로 대폭 낮췄기 때문이다.

프랑스 자동차 회사 르노는 상반기 러시아 매출이 8% 줄었다고 발표했다. 르노 주가는 최근 3일간 11% 하락했다. 독일 폭스바겐 역시 상반기 러시아 시장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8.2% 줄었다고 발표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에너지 회사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영국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은 러시아 국영 에너지회사 로즈네프트의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다. 로즈네프트와 대규모 석유 탐사 투자를 진행 중인 미국 석유회사 엑슨모빌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