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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렌체에서 온 ‘스테파노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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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에서 온 ‘브리오니’
영화 007시리즈의 제임스본드 슈트로 유명한 브리오니는 1945년 재단사 나차레노 폰티콜리와 패션 디자이너 게타노 사비니가 손잡고 로마 번화가에 매장을 열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당시 상류층의 호화 휴양지였던 크로아티아령 브리오니 군도에서 따온 브랜드 이름부터가 ‘럭셔리 라이프’의 상징이다. 2011년부터 여성용 제품 생산은 아예 중단하고 남성복과 남성용 액세서리에만 집중하고 있는 뚝심 있는 명품이다.
브리오니는 슈트 한 벌을 만드는 데 220개의 공정을 거친다. 원단을 자르고 다듬는 과정에서 장인의 손을 수천 번 거치고, 중간 다림질만 60번을 한다고 한다. 400명 이상의 장인을 포함, 총 1500명의 기술자를 보유하고 있지만 품질 관리 차원에서 정장은 하루 300벌 정도만 생산한다. 전 세계에 경제, 정치, 예술 분야 최고 VIP를 위주로 2만5000여명의 고객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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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톤은 5대째 직물업을 잇던 치로 파오네 회장이 1968년 나폴리에서 만든 브랜드다. 키톤이라는 이름은 고대 그리스도인이 올림포스산에서 기도할 때 입었던 긴 가운 키토네(chitone)에서 따왔다.
키톤에는 나폴리의 고급 양복에서 찾아볼 수 있는 특징들이 고스란히 구현돼 있다. 대표적인 것이 재킷의 어깨 부분에 넣는 패드를 최소한으로 줄여 어깨선이 자연스럽게 흘러내리도록 한 ‘마니카 카미치아’다. 재킷을 입어도 마치 셔츠를 입은 듯 몸에 착 붙는 느낌을 주는 건 이 때문이다. 지금도 머리가 하얗게 센 할아버지 장인들이 슈트를 손으로 만든다. “인간의 손만한 기계는 없다”는 철학에서다. 장인들이 사용하는 도구도 100년이 넘은 것이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