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 '물폭탄'…급류에 일가족 7명 '참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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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1500㎜ 기록적 폭우, 주택·도로 등 침수 속출
항공편·여객선 무더기 결항…주말 또 태풍피해 우려
항공편·여객선 무더기 결항…주말 또 태풍피해 우려
제12호 태풍 나크리의 영향으로 주말 이틀 동안 400㎜가 넘는 물폭탄이 쏟아진 남부지방은 곳곳이 침수되고, 강풍으로 시설물이 파괴되는 등 인명·재산 피해가 속출했다. 3일 경북 청도에서 일가족 7명이 불어난 물에 휩쓸려 사망했고, 도로가 침수되면서 수백명의 피서객이 곳곳에서 고립됐다가 구조됐다. 제주도엔 지난 2일 하루 동안 1182㎜의 비가 내리며 기상 관측 이래 최다 강수량을 경신했다. 나크리는 3일 오후께 소멸됐지만 이번 주말께 강력한 태풍이 또다시 한반도로 북상할 예정이어서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남부지방 곳곳 피해
3일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나크리는 세력이 급격히 약해지면서 이날 오후께 전북 군산 해상서 열대 저기압으로 변질됐다. 기상청은 당초 태풍이 시속 20㎞ 이상의 속도로 빠르게 북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태풍은 수온이 낮은 서해상에 진입한 2일부터 시속 8~10㎞의 속도로 느리게 북상하면서 당초 예상보다 이틀가량 빨리 소멸됐다.
태풍의 북상 속도가 늦어지면서 제주, 전남 등 남부지방에 집중적으로 ‘물폭탄’이 쏟아졌다. 제주 한라산 윗세오름엔 2일 0시부터 3일까지 1500㎜에 육박하는 폭우가 쏟아졌다. 2일 하루 동안 이곳에 내린 강수량은 1182㎜로, 2002년 윗세오름 기상관측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광주·전남·경남 지역에도 400㎜ 안팎의 폭우가 내리고 강풍이 불면서 피해가 속출했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3일 오전 2시50분께 청도군에서 일가족 등 7명이 탄 승용차가 불어난 물에 쉽쓸려 전원 사망했다. 경찰은 계곡 옆 펜션에 투숙 중이던 이들이 새벽에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려고 계곡을 건너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북 영덕군 한 야영장에선 강풍에 쓰러진 소나무가 텐트로 떨어지면서 잠자고 있던 A군(5)이 숨졌다. 전남·경남 지역을 중심으로 곳곳에서 가구가 침수하고, 도로가 유실되는 등 재산피해도 잇따랐다. 태풍의 영향으로 항공기와 여객선도 무더기 결항했다. 제주공항은 2일 항공 411편이 결항된 데 이어 3일에도 100여편이 결항됐다. 여객선도 60개 항로 100척이 발이 묶였다.
○주말께 또다시 강한 태풍
태풍 나크리가 이날 오후 소멸되면서 남부지방과 서해안에 내려졌던 태풍특보는 모두 해제됐다. 하지만 기상청은 소멸된 태풍에서 발생하는 수증기로 인해 4일까지 서해안과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시간당 30㎜ 이상의 집중호우가 쏟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제11호 태풍 할롱도 괌 서쪽 해상에서 한반도로 북상 중이다. 할롱은 나크리보다 하루 앞선 지난달 29일 괌 해상에서 발생했으나 이후 북상하지 않고 느린 속도로 북태평양을 가로지르며 세력을 키워왔다. 할롱은 오는 8일께 제주도 남쪽 먼 해상까지 접근할 예정이다. 약한 소형급 태풍이었던 나크리와 달리 할롱은 수온이 높은 북태평양 해수면의 에너지를 받아 강한 세력을 유지하고 있다. 할롱이 8일 이후 제주도를 지나 한반도를 관통할지, 일본 열도 쪽으로 방향을 틀지는 미지수다. 기상청은 “많은 비가 내리면서 제방 등이 약해진 상태로, 산사태가 추가로 발생할 수 있으니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강경민/광주=최성국 기자 kkm1026@hankyung.com
○남부지방 곳곳 피해
3일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나크리는 세력이 급격히 약해지면서 이날 오후께 전북 군산 해상서 열대 저기압으로 변질됐다. 기상청은 당초 태풍이 시속 20㎞ 이상의 속도로 빠르게 북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태풍은 수온이 낮은 서해상에 진입한 2일부터 시속 8~10㎞의 속도로 느리게 북상하면서 당초 예상보다 이틀가량 빨리 소멸됐다.
태풍의 북상 속도가 늦어지면서 제주, 전남 등 남부지방에 집중적으로 ‘물폭탄’이 쏟아졌다. 제주 한라산 윗세오름엔 2일 0시부터 3일까지 1500㎜에 육박하는 폭우가 쏟아졌다. 2일 하루 동안 이곳에 내린 강수량은 1182㎜로, 2002년 윗세오름 기상관측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광주·전남·경남 지역에도 400㎜ 안팎의 폭우가 내리고 강풍이 불면서 피해가 속출했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3일 오전 2시50분께 청도군에서 일가족 등 7명이 탄 승용차가 불어난 물에 쉽쓸려 전원 사망했다. 경찰은 계곡 옆 펜션에 투숙 중이던 이들이 새벽에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려고 계곡을 건너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북 영덕군 한 야영장에선 강풍에 쓰러진 소나무가 텐트로 떨어지면서 잠자고 있던 A군(5)이 숨졌다. 전남·경남 지역을 중심으로 곳곳에서 가구가 침수하고, 도로가 유실되는 등 재산피해도 잇따랐다. 태풍의 영향으로 항공기와 여객선도 무더기 결항했다. 제주공항은 2일 항공 411편이 결항된 데 이어 3일에도 100여편이 결항됐다. 여객선도 60개 항로 100척이 발이 묶였다.
○주말께 또다시 강한 태풍
태풍 나크리가 이날 오후 소멸되면서 남부지방과 서해안에 내려졌던 태풍특보는 모두 해제됐다. 하지만 기상청은 소멸된 태풍에서 발생하는 수증기로 인해 4일까지 서해안과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시간당 30㎜ 이상의 집중호우가 쏟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제11호 태풍 할롱도 괌 서쪽 해상에서 한반도로 북상 중이다. 할롱은 나크리보다 하루 앞선 지난달 29일 괌 해상에서 발생했으나 이후 북상하지 않고 느린 속도로 북태평양을 가로지르며 세력을 키워왔다. 할롱은 오는 8일께 제주도 남쪽 먼 해상까지 접근할 예정이다. 약한 소형급 태풍이었던 나크리와 달리 할롱은 수온이 높은 북태평양 해수면의 에너지를 받아 강한 세력을 유지하고 있다. 할롱이 8일 이후 제주도를 지나 한반도를 관통할지, 일본 열도 쪽으로 방향을 틀지는 미지수다. 기상청은 “많은 비가 내리면서 제방 등이 약해진 상태로, 산사태가 추가로 발생할 수 있으니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강경민/광주=최성국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