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보인정비율(LTV) 등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완화되면서 서울 주요 아파트 지역 중개업소엔 주택 수요자들의 매수 문의가 크게 늘었다. 잠실동 한 공인중개업소에서 중개사가 한 주택구입 희망자와 상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담보인정비율(LTV) 등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완화되면서 서울 주요 아파트 지역 중개업소엔 주택 수요자들의 매수 문의가 크게 늘었다. 잠실동 한 공인중개업소에서 중개사가 한 주택구입 희망자와 상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의도 많고 매도호가(집주인이 팔고 싶어 하는 가격)도 올랐습니다. 무주택자와 1주택자들의 매수 의향이 강해진 것 같습니다.”

집 소유자가 은행 등에서 돈을 빌릴 때 적용되는 총부채상환비율(DTI)과 담보인정비율(LTV)이 지난 1일 각각 60%와 70%로 상향 조정된 뒤 맞은 첫 주말. 강남권을 중심으로 서울 주요 아파트 지역 중소업소엔 주택 구매 희망자들의 문의가 크게 늘었다. 주택담보대출 규제 완화로 투자자들의 자금 운용폭이 넓어지면서 강남 재건축 아파트가 먼저 주목받을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여름 휴가철이 지난 뒤 서울 강북과 수도권 신도시 등으로 거래 움직임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호가 뛴 서울 강남 재건축 단지

먼저 뛰는 재건축 단지…개포·대치동 보름 새 3000만원 껑충
지난달 초중반 주택담보대출 규제 완화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진 뒤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매매호가는 먼저 움직였다. 2주 전 6억7900만원에 거래된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 전용 41㎡는 이달 들어 호가가 2000만원 뛰었다. 개포동 에이스공인 관계자는 “개포동과 잠실동 중개업소들이 지난주 휴가였는데 착신 전화를 통해 금융권 대출 규모와 가격 변동 문의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76㎡도 최근 2주 사이 8억7000만원에서 9억원으로 상승했다. 신대치공인 관계자는 “매수 희망자들이 향후 집값이 더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저금리와 정부의 부동산 부양책 영향으로 융자를 끼고 집을 매입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크게 줄었다”고 전했다.

송파구 잠실 일대 재건축 아파트 호가도 크게 올랐다. 재건축을 추진 중인 잠실주공5단지 전용 76㎡는 지난달 중순 10억9000만원 선에 거래됐는데 최근 호가는 11억2000만~11억5000만원으로 높아졌다. 잠실동 잠실박사 관계자는 “지난달 하순부터 문의가 크게 늘었으나 호가가 단기간에 급등해 거래는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휴가철 이후 적정 거래가격을 찾아갈 것”으로 내다봤다.

○“전세입자, 매수 전환 문의 많아”

서울 불광동 중계동 등 강북과 일산 등 신도시는 휴가철 영향으로 아직 큰 변화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불광동 그린공인 관계자는 “급매물은 지난달 초부터 꾸준히 손바뀜했다”며 “집주인은 물론 세입자도 집값이 더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생각해 거래 전망은 밝아 보인다”고 말했다.

경기 광명시 KTX광명역세권 일대는 전세에서 매수로 전환하기 위한 문의 전화가 많다는 게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소하동 휴먼공인 관계자는 “가격이 오른 상황은 아니다”며 “주변 아파트 단지의 전세 만기가 돌아오고 있는 데다 LTV가 70%로 높아지면서 차입 여력이 커져 내 집을 마련하려는 세입자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곽창석 ERA코리아부동산연구소장은 “휴가철임에도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자 발길이 늘어났다”며 “저금리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 하반기엔 수도권 외곽 저가주택 중심으로 거래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진수/김동현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