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양동 문래공업인회 회장(59·제일이엔지 사장·사진)은 “문래동에서 창업자가 많이 나온 것은 금속가공뿐만 아니라 기계 모터 기어 등 부품에 대해서도 종합적으로 배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예컨대 선반가공업체에 입사해도 선반만 배우는 게 아니라 이웃 공장에서 밀링 프레스 단조 용접 열처리 작업을 하기 때문에 자신만 부지런하면 얼마든지 다양한 분야 기술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기술과 거래처에 자신감이 생기면 사업에 눈을 뜨게 된다”고 박 회장은 덧붙였다.
박 회장은 청계천에서 사업을 하다가 1986년 문래동으로 공장을 옮겼다. 그는 “이곳에서 기술을 배운 뒤 독립해 인천 반월 시화 당진 천안 등지에서 사업을 하는 기업인이 부지기수”라며 “시화산업단지 스틸랜드에 입주한 기업인이나 당진 철강단지에 있는 중소기업인 중에 문래동 출신이 많다”고 덧붙였다.
그는 “요즘도 문래동에서 일을 배운 사람 중 매년 10~20명 정도가 창업하고 있다”며 “집안 형편이 어려워 10대 때부터 문래동에 와 기술을 배우면서 밑바닥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닥쳐도 이겨내려는 의지가 강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문래동은 기업이 모여 있기 때문에 시너지가 나는 곳”이라며 “앞으로 재개발되더라도 기업들이 한곳에 모여서 일할 수 있도록 관계 당국에서 부지 마련에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낙훈 중기전문기자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