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롱쇼트 시장 포화…해외로 눈돌리는 롱쇼트 ELB
우리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이 하반기에 ‘해외 롱쇼트 ELB(주가연계사채·과거 원금보장형 ELS)’를 출시한다. 해외 롱쇼트 ELB는 해외 주식을 롱쇼트(저평가 주식 매수·고평가 주식 공매도)한 성과에 따라 만기 수익률이 결정되는 금융투자상품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주식을 롱쇼트한 성과에 따라 수익률이 정해지는 해외 롱쇼트 ELB를 이르면 올해 안에 출시할 계획이다. 트러스톤자산운용 싱가포르법인이 해외 주식 롱쇼트를 담당하기로 했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다양한 상품을 출시하기 위해 해외 헤지펀드들과도 접촉 중”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는 한국뿐 아니라 중국 일본 주식 롱쇼트 성과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ELB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현재 ‘아시아포커스 롱숏’ 펀드를 운용 중인 한국투자신탁운용이 롱쇼트를 맡을 가능성이 크다. 김의년 한국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 팀장은 “롱쇼트하는 중국·일본 주식 비중은 전체 주식의 60% 정도”라고 설명했다.

증권사들이 해외 롱쇼트 ELB 출시를 추진하는 것은 국내 롱쇼트 ELB 판매 시장이 2조원대로 커지면서 경쟁이 치열해져서다. 시장에선 공매도(주식을 빌려 팔고 나중에 갚는 전략·빌린 주식의 주가가 떨어질수록 이익) 대상 주식은 한정돼 있는데 투자자가 늘어나다 보니 롱쇼트 활용 기회가 줄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팀장은 “누구나 고평가됐다고 판단하는 주식은 공매도하고 싶어도 주식을 빌릴 수 없는 상황이 늘고 있다”며 “해외 롱쇼트 시장은 규모가 크고 경쟁이 덜 하기 때문에 수익을 낼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해외 롱쇼트 ELB가 항상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LB의 기초자산인 해외 롱쇼트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이 높아질수록 투자자들도 큰 이익을 낼 수 있다. 그러나 롱쇼트 포트폴리오에서 손실이 날 경우 만기(보통 2년)에 원금만 보장된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