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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숲귀신', 손에 잡힐듯 다가오는 체호프식 풍자와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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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 리뷰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안똔체홉극장에서 공연하고 있는 연극 '숲귀신'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안똔체홉극장에서 공연하고 있는 연극 '숲귀신'
    최근 올려진 그 어떤 안톤 체호프의 작품보다 사실감이 넘치는 무대였다. 사실적이고 정교한 의상과 세트, 소품에 동화된 배우들의 실감 나는 연기는 현대 사실주의 연극에 큰 영향을 미친 러시아 대문호의 희곡이 무대에서 그대로 되살아난 듯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안똔체홉극장에서 공연 중인 연극 ‘숲귀신’은 체호프가 작품의 주된 배경이자 소재로 삼은 19세기 말 러시아 지주와 지식인의 다양한 모습이 손에 잡힐 듯 다가오게 했다. 국내에서 ‘체호프 전문가’로 꼽히는 전훈 서울종합예술학교 교수가 번역·각색·연출한 무대다.

    ‘숲귀신’은 희곡 자체의 이름값보다는 1889년 초연 당시 엄청난 혹평을 받아 체호프에게 좌절을 안긴 작품으로 더 유명하다. 충격에 빠진 그는 한동안 장막극을 집필하지 않았고 죽을 때까지 이 작품에 대한 출판과 공연을 금지했다고 한다. 체호프는 10년 후인 1899년 이 작품을 대대적으로 개작해 ‘바냐 아저씨’를 내놨다.

    전 교수가 연출한 ‘숲귀신’은 그동안 ‘갈매기’ ‘세 자매’ ‘바냐 아저씨’ ‘벚꽃 동산’ 등 4대 장막극에 가려졌던 체호프의 잊혀진 작품을 높은 완성도로 구현한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 무엇보다 체호프의 장막극에선 기대하지 않는 ‘웃는 재미’가 있다. 체호프의 단막 희극에서 볼 수 있던 풍자적이고 신랄한 대사들을 감칠맛 나게 잘 살려 낸다.

    ‘바냐 아저씨’와 비교해서 보면 더 흥미롭다. 등장인물과 이야기 구조 등 여러 가지 면에서 비슷하면서도 많이 다르다. 전 교수가 후반부를 각색해 낭만주의적 성향을 없애고, 우리에게 익숙한 체호프에게 맞게 변함없이 흘러가는 일상을 강조했지만 극은 여전히 낭만적이고 ‘멜로 드라마’적인 요소가 강하다. 인생에 대한 깊은 통찰로 놀라운 경지를 보여주는 ‘원숙한 체호프’가 아니라 아직은 치기가 남아 있는 ‘젊고 낭만적인 체호프’를 만날 수 있다.

    ‘바냐 아저씨’의 원형인 ‘이고르 삼촌’ 역을 맡은 류태호의 연기가 무대를 한층 살린다. 명연이라 할 만하다. 늙은 매제의 젊고 아름다운 새 부인을 연모하면서 정신 분열 증상을 보이다 결국 자살하는 인물의 심상을 세밀하고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공연은 오는 10일까지, 3만원.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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