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프리카에서 발생한 에볼라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세계보건기구(WHO)가 세계적 비상사태 선포를 논의하기로 하는 등 국제사회의 대응이 본격화하고 있다. 에볼라에 감염된 자국민을 송환한 미국에서 감염 우려 여론이 빗발치는 등 ‘에볼라 공포’로 인한 사회적 혼란도 이어지고 있다.

WHO는 6일(현지시간) 긴급회의를 소집해 에볼라 바이러스의 확산이 지구촌에 미치는 영향을 따져보고 세계적 공중보건 비상사태 선포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AP통신 등이 3일 전했다.

세계적 비상사태는 질병의 심각한 확산으로 각국에 공중보건상의 위험이 급증해 국제적 대응과 공조가 필요할 때 선포된다. WHO는 긴급회의에서 에볼라 바이러스의 확산을 차단할 방안을 논의해 각국에 이행을 권고할 예정이다.

앞서 마거릿 챈 WHO 사무총장은 1일 에볼라 바이러스로 인한 피해가 집중되고 있는 라이베리아와 시에라리온, 기니 3국 정상과 만나 서아프리카에서의 에볼라 확산 방지 대책을 논의했다. 챈 사무총장은 “에볼라 확산 속도가 통제 수준을 넘어섰다”며 “상황이 계속 악화하면 파멸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에볼라로 인해 72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서아프리카에서는 에볼라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감염 공포는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 정부는 라이베리아에서 의료 봉사를 하다 에볼라에 감염된 자국민 2명을 차례로 송환, 격리치료를 받게 하고 있지만 보건당국에 100통이 넘는 항의 전화가 걸려오는 등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한국에서도 4일 덕성여대와 유엔여성기구가 개최하는 국제행사에 참가할 예정이었던 나이지리아 학생 3명에 대해 입국이 전격 취소됐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