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형제주 세아제강·세아베스틸, 표정 엇갈린 이유는?
세아그룹의 철강 형제주(株)인 세아제강세아베스틸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두 회사의 주가는 최근 한 달 동안 상반된 곡선을 그렸다. 세아그룹의 맏형격인 세아제강은 지난 7월 한 달간 16.17% 급락했다. 반면 세아베스틸은 16.53% 상승했다.

두 회사에 대한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조정도 상반된 모습이다. 최근 한 달 새 세아베스틸의 목표주가를 올린 증권사는 무려 9곳에 달했다. 세아제강의 목표주가는 1개 증권사로부터 하향 조정됐다.

세아제강과 세아베스틸의 주가 희비 원인으로는 강관과 특수강이라는 주력 제품의 차이가 꼽힌다.

세아제강은 국내 강관 2위 업체다. 올해 들어 세아제강 주가는 강관 수출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이끌어 왔다. 내수판매 확대는 어렵더라도 큰 폭의 수출 증가가 전체 실적 성장을 가져다 줄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지난 1분기 한국 강관 수출은 85만4000t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기대감을 더욱 증폭시켰다.

달아오른 기대감을 꺾은 것은 미국의 유정관 반덤핑 관세 부과 결정이었다. 지난달 11일 미국 상무부는 한국산 유정용 강관에 반덤핑 과세 부과를 결정, 세아제강에 12.8%의 관세율을 부과 했다.

증권가는 세아제강은 강관 수출에 적신호가 켜졌다고 분석했다. 특히 투자포인트가 미국 유정관 수출 증가였던 만큼 단기적인 주가 약세가 불가피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유정관 수출을 성장 사업으로 여겨 온 세아제강에 대한 투자 분위기가 단기적으로 악화될 것"이라며 "지난해 기준 미국 유정관 수출이 영업이익의 11% 수준이었다는 점에서 이익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반면 특수강 1차 공정 업체인 세아베스틸은 실적 호조와 함께 주가가 우상향하고 있다. 지난 상반기 자동차 조선 기계 등 전방산업의 호조로 특수강 수요가 증가하면서 실적도 개선세를 나타냈다.

세아베스틸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8%와 2.1% 증가한 5868억원과 522억원을 기록했다. 특수강 판매량은 역대 분기 최대치인 55만t이었다.

하반기 실적 전망도 밝다. 특수강 판매 확대 지속과 대형 단조사업부문 손실 축소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4분기부터는 조선용 특수강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현욱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대규모 투자가 마무리되면서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여력이 확대됐다"며 "4분기 실적 개선도 예상돼 주가는 점진적으로 우상향할 것"으로 예상했다.

높은 배당 성향도 투자 매력으로 꼽혔다. 윤관철 BS투자증권 연구원은 "세아베스틸은 전통적인 배당주로 900원 수준의 안정적인 배당을 지속하고 있어 올해 배당 증액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준기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세아베스틸은 배당에 대해 우호적인 기업"이라며 "지난해 배당성향(30.8%)이 유지될 경우 올해 배당금은 1000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봤다.

한경닷컴 박희진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