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하이센스, TV시장 질주…삼성·LG와 '3강 체제' 되나
“중국 하이센스가 삼성전자, LG전자와 함께 TV 업계 ‘빅3’가 될 것이다.” 미국 경제주간지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최신호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하이센스를 비롯한 중국 업체들이 빠르게 시장을 확대하면서, 스마트폰에 이어 TV에서도 ‘중국발 시장 재편’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 1분기 하이센스의 세계 TV시장 점유율은 6.4%로 3위 소니(6.8%)를 바짝 뒤쫓았다. 시장 1위는 삼성전자로 점유율이 29.6%, 2위는 17%의 LG전자다. 하이센스는 최근 초고화질(UHD) TV 시장에서 선전하면서 2분기 기준으로는 3위로 도약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1분기 UHD TV 시장만 따로 떼어내면 하이센스는 점유율에서 세계 2위(16%)로 5위 소니(9.8%)를 크게 앞섰다.

중국 업체의 최대 경쟁력은 가격이다. 미국 인터넷 쇼핑몰에선 중국의 UHD TV가 한국·일본 제품보다 최소 15% 이상 싸게 팔리고 있다.

최근엔 기술 개발과 인재 영입에도 힘을 쏟고 있다. 크리스 포터 하이센스 미국 제품개발총괄은 “올해 연구개발(R&D)에만 전체 매출의 8%를 투자한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삼성전자(6.5%)나 LG전자(6.1%)의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중보다 높은 수준이다. 피터 에드먼 하이센스 북미총괄 부사장은 과거 삼성전자와 파나소닉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시장 개척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국내 TV 업계는 아직 본격적인 경쟁 상대로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하이센스의 약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센스의 세계 UHD TV 시장 점유율은 중국을 제외하면 미미한 수준인 데다 최소 2~3년의 기술격차가 있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남효정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중국 업체들이 이익률을 낮춰가면서 세계시장 진출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