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으로부터 5개 발전자회사가 분사된 2001년과 비교하면 현재 송전선로 증가분은 발전용량의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2001년 전국 발전용량은 585만9000㎾, 송전선로 길이는 2만7355C-㎞(서킷킬로미터)였다. 13년이 지난 현재 발전용량은 85.2% 늘어난 941만9200㎾지만 전기를 전달하는 송전선로 길이는 3만2667C-㎞로 불과 19.4%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향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송전대란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미 수도권 송전망 이용률은 90%를 넘어선 상태다.
4일 한국경제신문 보도로 알려진 당진 9, 10호기의 ‘완공 후 5년간 가동 불능’ 가능성도 해당 발전소와 북당진변전소 간 예비송전망을 제때 건설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
▶본지 8월4일자 A1, 3면 참조
송전망 부족으로 발전소 건설 승인을 받지 못한 곳도 있다. 제6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에 포함된 동부하슬러의 동부하슬러 1·2호기는 송전망을 확보하지 못해 지난 4월 전기위원회로부터 건설 승인을 받는 데 실패했다. 동부하슬러는 강원 강릉지역에 100만㎾ 규모의 석탄화력발전소 2기를 2020년까지 건설할 예정이었다. 문제는 동부하슬러가 345㎸ 규모의 송전망을 건설하려고 하는 구간(강릉 발전소 부지~신영주 변전소)이 140㎞에 달한다는 점이다. 정부 관계자는 “140㎞에 이르는 송전망이 6개 시·군을 지난다”며 “6개 시·군 지역 주민의 민원을 수용하면서 100㎞ 이상 장거리 송전망을 짓는 게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전기위원회에서 계획 승인을 내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역 주민들의 반대를 의식하고 있는 정부는 사실상 765㎸ 급의 고압 송전망 건설을 포기한 상태다. 전압이 높을수록 송출할 수 있는 전기의 양도 많아지지만 6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에 따라 신규로 설치될 발전기 12개 중 765㎸ 송전망이 함께 설치되는 곳은 삼성물산 G프로젝트 1, 2호기 한 곳뿐이다.
■ 서킷킬로미터(C-㎞)
송전선로의 회선(전깃줄) 길이를 나타내는 단위. 송전선로의 회선 개수는 1개, 2개, 4개 등 다양한데 송전선로의 길이에 회선 개수를 곱하면 실제 회선 길이가 나온다.
세종=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