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왼쪽)가 4일 미국 오하이주 애크런의 파이어스톤CC 1번홀 그린에서 힘겨운 듯 뒤돌아서 땀을 닦고 있는 반면 로리 매킬로이는 18번홀에서 우승 퍼팅을 집어넣은 뒤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주먹을 쥐어보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타이거 우즈(왼쪽)가 4일 미국 오하이주 애크런의 파이어스톤CC 1번홀 그린에서 힘겨운 듯 뒤돌아서 땀을 닦고 있는 반면 로리 매킬로이는 18번홀에서 우승 퍼팅을 집어넣은 뒤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주먹을 쥐어보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차세대 골프황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월드골프챔피언십(WGC)시리즈 브리지스톤인비테이셔널(총상금 900만달러)에서 정상에 오르며 세계랭킹 1위 자리를 탈환했다.

매킬로이는 4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애크런의 파이어스톤CC 남코스(파70·7400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버디 5개와 보기 1개로 4언더파 66타를 쳐 최종합계 15언더파 265타로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에 2타 차 역전극을 연출했다. 메이저대회 브리티시오픈 우승 이후 2주 만에 2개 대회 연속 정상에 올랐으며 WGC시리즈에서 첫 우승컵을 차지했다. 투어 통산 8승(프로 통산 14승)째. 우승상금 153만달러(약 15억9000만원)를 받은 매킬로이는 PGA투어 상금랭킹 1위 버바 왓슨(미국)에 765달러 뒤진 2위로 따라붙었다.

◆세계랭킹 1위 탈환…우즈 시대 막내려

'우즈 시대' 저물고…'매킬로이 시대' 열리다
매킬로이는 이번 우승으로 애덤 스콧(호주)을 제치고 세계랭킹 1위에 다시 올랐다. 매킬로이는 2012년 8월13일부터 2013년 3월24일까지 29주 연속 1위를 차지했으나 나이키 클럽으로 교체한 이후 적응하느라 주춤했다가 1년4개월여 만에 최고의 자리에 다시 올랐다.

매킬로이는 또 세계 6대 프로골프투어가 공동 주최하는 WGC 대회에서 처음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려 메이저대회와 WGC 대회를 함께 제패한 13번째 선수가 됐다. 메이저대회와 WGC 대회를 연속 우승한 선수는 타이거 우즈(38·미국)와 매킬로이뿐이다.

만 25세 매킬로이는 ‘골프 황제’ 우즈가 8차례나 우승한 ‘텃밭’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우즈 시대가 막을 내렸음을 온 세계에 알렸다.

◆가르시아, 매킬로이에 밀려 또 2위

2주 전 브리티시오픈에서도 우승 경쟁을 벌였던 매킬로이와 가르시아는 이날 다시 맞붙었다. 당시에는 매킬로이가 달아나고 가르시아가 추격하는 상황이었지만 이번에는 반대였다. 가르시아에 3타 뒤진 2위로 최종 라운드를 맞은 매킬로이는 1번홀(파4)부터 3번홀(파4)까지 3연속 버디를 잡으며 순식간에 타수 차를 없애버렸다.

반면 가르시아는 2번홀(파5)에서 1.8m 버디 퍼트를 놓쳤고 3번홀에서는 티샷으로 한 여성갤러리의 반지를 맞추기도 했다. 그 바람에 여성의 반지에 박힌 다이아몬드가 빠져 러프로 들어가버리는 해프닝까지 있었다. 다행스럽게 20분간의 수색 끝에 다이아몬드를 찾았지만 가르시아의 샷은 되찾지 못했다.

매킬로이는 11번홀(파4)에서 2.5m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1타 차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가르시아는 15번홀(파3)에서 티샷한 공이 그린 왼쪽 벙커에 빠지며 보기를 적어내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무아지경 속 플레이…절정의 샷 감각

매킬로이는 무아지경에 빠져 플레이할 정도로 절정의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그는 “현재 최상의 컨디션이다. 스코어를 생각하지 않았고 내가 무슨 대회에 있는지조차 생각하지 않았다”며 “한 샷 한 샷에 집중하며 플레이했다”고 말했다. 최근 드라이버샷이 호조를 보여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는 매킬로이는 “이번주 열리는 PGA챔피언십에서도 정상에 올라 3개 대회 연속 우승을 달성하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매킬로이는 또 내년 4월 마스터스까지 우승하면 잭 니클라우스와 우즈 이후로는 처음으로 만 25세 이하의 나이에 ‘커리어 그랜드슬램’(생애 통산 4대 메이저 우승)을 달성한다.

스콧은 마지막날 1타를 잃고 합계 7언더파 공동 8위로 대회를 마쳐 11주 동안 지키던 세계랭킹 1위에서 내려왔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